매일신문

[건강한 눈] (중) 녹내장

빡빡하게 맨 넥타이…안압 올라 숨막히는 시신경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실명 원인인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실명 원인인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녹내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력이 망가지는 보이지 않는 병'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주로 눈 속의 압력, 즉 안압이 정상보다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고, 차츰 시신경이 파괴돼 시야가 좁아지며 결국 시력을 잃는다. 한 번 위축된 시신경은 다시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더 악화되지 않도록 안압을 내려주는 치료를 평생 받아야 한다. 국내 전체 실명 환자의 11%가 녹내장 때문이며, 실명 원인 중 두 번째로 높다. 40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100명 중 3.35명꼴이며, 80대에는 100명 중 10명꼴이다.

◆안압 정상이라도 발생

녹내장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환자가 증상을 느껴 병원에 왔을 때엔 이미 말기 상태로 시야가 상당히 좁아져 있고, 시신경 위축도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꼭 필요한 이유다.

흔히 충혈을 없애기 위한 약제로 스테로이드를 포함하는 안약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스테로이드 녹내장이 발생해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무분별하게 장기간 의사 처방 없이 안약을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최근에는 근시가 녹내장의 위험 요인이라는 발표가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근시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주로 안압 검진으로 발견했다. 하지만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망막신경섬유, 시신경 및 시야검사가 필요하며, 추후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최종 확진을 내린다. 이처럼 여러 검사를 종합해 진단하기 때문에 의사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전국 2천800여 명 안과 전문의 중 현직에서 녹내장 진료를 하는 녹내장학회 회원은 70여 명이다.

◆평생 안압관리 약 먹어야

녹내장은 시신경이 죽어가는 병이다.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남아있는 시신경을 잘 보존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당뇨, 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레이저 수술, 수술 요법이 있다.

현재 안약을 이용한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쓰인다. 처음 한 종류를 쓰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종류가 늘어나 두세 가지 이상을 평생 사용해야 한다. 처방되는 안약이 한 가지씩 늘어날 때마다 20~30%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의 약 25% 정도가 약을 제대로 넣지 않고 일 년 평균 33% 정도만 약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약값도 평생 복용하기 때문에 만만찮은 부담을 준다. 게다가 안압 약은 넣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변하기 때문에 약 기운이 떨어지면 안압을 낮추는 효과도 떨어지는 등 안압이 일정하게 지속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 등장

최근엔 약물치료 전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을 고려한다. 눈 안의 방수가 빠져나가는 배출 통로인 섬유주에 레이저를 쏘아 방수 배출을 늘려서 안압을 낮추는 치료다. 기존 '아르곤 레이저 섬유주성형술'의 단점을 보완한 것. 레이저 투사시간이 극히 짧은 10억분의 3초이며, 섬유주 조직의 손상도 최소로 한다. 아르곤과 달리 비발열성 레이저여서 인체의 자연스런 치유과정을 유도하며, 아르곤 치료로 실패한 환자도 적용할 수 있다. 염증반응 및 일시적 안압 상승 등 부작용도 적다.

수술 요법으로는 섬유주절제술과 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이 있다. 수술 기법도 간단치 않고, 수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수술 후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고, 합병증 발생 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적절한 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수술법마다 장단점이 있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하다.

#녹내장 예방 방법

(1)넥타이를 느슨하게 맨다.

(2)혈관을 수축시키는 카페인 음료와 담배를 삼간다.

(3)한 번에 많은 물을 마시지 않는다.

(4)물구나무서기 등의 머리로 피가 몰리는 운동을 피한다.

(5)윗몸일으키기 등 복압이 상승하는 운동을 삼간다.

(6)복부 비만을 해소한다.

(7)감정의 동요를 막고 흥분하지 않는다.

(8)어두운 곳에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지 않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이규원 제일안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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