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경쟁 아이들 숨통 틔워주고, 폐교위기 농촌학교도 살리고…

산촌유학이란

'시골에서 살면서 느끼고 배운다.'

국내에 '산촌유학(山村留學)' 바람이 일고 있다. 무한 입시 경쟁에 내몰린 도시 아이들에게 숨통을 틔워주고, 붕괴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 사회와 학교를 활성화시키는 대안으로 산촌유학이 주목받고 있는 것.

산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 산촌의 농가나 산촌유학지원센터에서 생활하며 그 지역 학교를 다니면서 시골살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한 학기 이상 머물며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을 몸으로 익힌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단기 생태캠프와 다르다.

산촌유학은 일본에서 먼저 시도됐다. 환경교육운동 단체로 1968년 설립된 소다케루카이(育會'아이들을 키우는 모임)에서 방학 때 농가에서 머무는 체험 캠프를 진행하다 부모, 학생들의 요청으로 장기간 시골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니는 산촌유학으로 자리잡게 됐다.

국내에는 산촌유학이라는 말이 들어오게 된 것은 불과 10여 년 남짓이다. 갖은 병폐를 낳고 있는 입시 위주 교육과 산업화 속에 무너져 내리는 농촌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늘면서 산촌유학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에는 정부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농어촌 유학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해 충북 단양의 한드미농촌유학센터, 경북 경주의 도리마을학교, 강원 양양의 양양철딱서니산촌유학 등 3곳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기숙사 신축, 영어 원어민 교사 채용, 농지 임대와 농자재 구입 등에 총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산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들은 도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놀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고 육체적으로 건강해지길 꿈꾼다. 또 도시 아이들로 인해 시골 학교 재학생이 늘고, 이들이 먹는 음식 등을 지역에서 챙겨 시골 경제에 활기가 도는 등 도농 교류가 활발해지길 바라고 있다.

산촌유학에 관심이 있다 해도 막상 낯선 생활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기는 쉽지 않은 일. 특히 아이를 맡기는 부모 마음은 더욱 불안하기 마련이다. 농촌유학전국협의회(cafe.daum.net/koreafarmschool)의 '농촌유학실행지 누리집' 코너를 찾으면 '산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참가비는 한달에 50만~80만원 정도다.

'용문농촌유학 시골살이 아이들'을 운영하고 있는 송난수 활동가는 "산촌유학은 아이들에게 감수성과 공동체 의식, 사회성을 키워주고 폐교 위기에 몰린 시골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며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얻고 단기간의 캠프를 통해 시골 생활에 대해 미리 익혀둔다면 아이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정민기자

도움말=송난수'용문농촌유학 시골살이 아이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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