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대한민국은 곧 망할 나라입니다. 남북의 긴장관계는 최고조라서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고, 국책 사업은 표류하고 있고, 큰 강줄기는 막혀서 물고기가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들판은 수많은 가축의 무덤이 되고 있습니다. 국토는 환경이 아닌 경제논리로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고, 점점 커지는 빈부 격차, 세계 최고의 이혼율과 자살률(일일 자살자 40명에 육박), 빠른 고령화 속도, 출생률 최저인 현재의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나라입니다. 역사적으로 5년마다 한 번씩 외세에 시달려온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조용한 적이 없는 나라이기에 매 순간 곧 망할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곧 망할 것 같은 혼란스러움은 바로 역동성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혼란스러움의 역동성 속에서 매 순간 망하고, 다시 서고, 또 망하고, 또다시 서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항상 혼란의 최고조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절대로 망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현재 지구의 극동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조상은 과거 20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인류가 처음 발을 디딘 이후 사회를 형성하면서 생긴 불합리함과 타협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산 넘고, 강을 건너 새로운 이상 세계의 건설을 꿈꾸며 동으로 동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상상력, 영특함과 역동성을 지닌 우리 조상의 DNA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다른 나라는 20%의 국민이 역동적이라면 우리는 80%의 국민이 직관적이고, 역동적입니다. 그래서 80%의 우리 부모님들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녀교육'에 아낌없이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산 너머 이상향을 보는 능력을 가진 역동적인 조상들의 DNA 때문이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것이 바로 우리 '교육의 시스템'이 아닌 '교육의 역동성'입니다. 그 보이지 않는 교육의 투자 성과로 선진국에서 200, 300년 동안 이뤄온 민주화, 산업화를 50, 60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계에서 유래 없는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땅덩어리가 좁고, 인구도 적었기 때문에 과거 농경시대 우리의 존립 수단은 중국 사대주의였고, 산업시대'정보화시대의 존립 수단은 미국 사대주의였습니다. 지난 1천년 동안을 사대주의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일제 치하와 6'25의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50대 이후의 세대가 쥐고 있는 정치와 교육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콤플렉스)가 치유되지 못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기보다는 각자의 사욕과 정당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만을 내놓으면서 서로 싸우느라 역동적인 국민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고 도리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현재의 20, 30대 젊은 세대는 그동안 일제치하, 6'25의 상처를 기억하고 있는 50~70대 세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박찬호, 박세리의 탄생과 그 뒤를 잇는 김연아, 박태환 그리고 한류 드라마와 음악의 세계적 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이제 큰 땅과 많은 인구가 필요한 좌뇌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상상력과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 직관력의 우뇌가 발달한 대한민국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베끼기를 할 필요가 없고, 더 이상 남들보다 더 잠 안 자고, 놀지 않고, 새벽종 울리면서 새마을 사업하듯이 일할 필요 없이 즐겁게 놀면서, 각자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에게는 인류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몸과 가장 우수한 뇌를 소유한 조상의 DNA를 품고 있기에 이제 우리 스스로를 인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밖으로 향하던 생각을 안으로 돌리고, 볼품없는 작은 돌멩이가 아닌 하늘을 찌를 듯한 아름드리나무의 DNA를 품고 있는 씨앗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각자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면서 자신을 향하여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라고 고백하기만 하면 됩니다.
극동의 땅 대한민국은 곧 망하고 다시 일어나 꺼질 듯 꺼질 듯 살아남은 촛불입니다. 그 촛불은 곧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소외된 생명들에게 사랑 나눔의 불씨가 되어서 지구 전체를 활활 타오르게 될 것입니다.
김창현(인터넷 파르재마을 카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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