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나무심기 철을 맞아 조경용 소나무 가격이 치솟자, 야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를 무더기로 캐가는 소나무 불법 굴취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영양군 영양읍 감천리 속칭 가지들 야산에서 수령 30~50년 된 소나무 50여 그루가 뽑혀 나간 것을 등산객이 발견,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또 청기면 나방리 구씨 문중 산 묘지 주변에 있던 높이 4m, 둘레 2m 크기의 수령 100여 년 된 소나무가 굴취된 것을 조상 묘를 찾은 후손들이 최근 발견했다.
이처럼 소나무 불법 굴취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최근 들어 조경용 나무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나무 한 그루 가격이 평소의 1.5~2배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크기에 따라 한 그루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주민 이승환(52'영양읍) 씨는 "예전에는 영양 지역 야산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모양이 좋은 소나무들을 요즘에는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영양 일대 산을 오르다 보면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구덩이만 파여 있는 것이 쉽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소나무 무단 굴취는 늦은 오후에 작업을 한 뒤 밤에 반출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고, 인적이 드문 산에서 비밀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한 조경업자는 "소나무가 조경업자에게 넘어가 실수요자에게 판매될 때는 5~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조경업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소나무 무단 굴취를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소나무 무단 굴취 및 반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남부경찰서는 최근 자신의 정원에 조경수로 심으려고 야산에 있는 희귀 소나무를 캐낸 혐의로 김모(4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을 도운 조경업자 구모(60) 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의성군 한 문중 소유의 야산에서 모두 5차례에 걸쳐 100~150년 된 소나무 14그루(시가 1억1천만원 상당)를 불법 굴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하태일기자 godo@msnet.co.kr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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