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살짝 비켜간 동남권 신공항 필요론으로 대구 한나라당 의원들 다 살아났습니까?"
아침 조선일보를 읽은 모 국회의원이 기자에게 물은 말이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의 국회의원들 물갈이는 없는거죠?
"그렇다면 내년 총선에서 대구 국회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는 없는거죠. 뭐 이건 귀가 얇은 건지, 욱하는 성질들로 그냥 국회의원들 겁 한번 줘 본 건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아침 4월1일 오전 7시 15분, 손석희의 시선집중 3부에 나온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은 "박근혜 전 대표가 이정도라도 말을 해주어야 한나라당이 버티지,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감당하기 어렵다"고까지 대놓고 얘기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쉽게 할까? 박근혜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을 진정성 없이 영남권 표심을 어루만지기 위해서 한 위로성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일까?
◆영남권 표를 생각한 위로성 발언인가?
그래서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미래를 위해서 동남권 신공항은 필요하다"고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영남권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동남권 신공항론'을 그냥 수용해버린 걸까?
그렇지 않고서야 친박으로 분류되면서, 대구 정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챙겨야하는 홍사덕 의원이 "한나라당이 (=여론 몰매의 소낙비를 피해가려면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음) 버텨가려면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정도라도 발언을 해주어야한다"고 자신만만하게 분석하는 대중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서 박 전 대표도?
사실 31일 대구에서 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남권 신공항 계속 추진'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지금의 박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발언 폭(幅) 중 최대치"라는 반응이 대세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불필요하게 각을 세우지 않고 신공항을 미래 과제로 자신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구 경북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여론의 질타로부터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게 아니냐,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판갈이는 물건너 간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 과연 박 전 대표의 신공항 필요론의 강도는?
과연 박 전 대표가 '계속 추진'이라고 한 표현을 측근들말처럼 여론 질타의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한나라당 의원 방패용 발언인가? 아니면 동남권 신공항을 열렬하게 원하는 지역민들이 내맘대로, 듣고싶은대로 끌어당겨서 해석해도 되는 문제인가? 아전인수격으로, 우리편이라고 끌어당겨서 해석하고, 현재 정치판에 대한 심판의 칼을 들이대지 않는 것이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일일까?
◆ 성에 차지않는 박 전 대표의 동남권 신공항 필요론
일각에서는 오늘 아침 조선일보가 1면 톱으로 보도했듯이 박근혜 전 대표는 살짝 비켜칸 신공항 필요론으로 코너에 몰린 대구 경북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백지화가 되도록 그동안 뭘했냐'는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버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백지화 결정 이후 뒤늦은 필요론 언급'이 결국,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부작용으로 작용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인들은 31일 박 전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필요론을 주장하자, "언제 어떤 강도로 추진할 것인지가 나오지 않았다"며 '대실망'이라는 질타를 높여가던 차였다.
만약, 홍사덕의원의 1일 오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내용대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면죄부 성격까지 고려되어 있다면 박 전 대표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는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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