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일요시네마 '키다리 아저씨' 3일 오후 2시 40분

미국 뉴욕의 백만장자 저비스 펜들턴 3세(프레드 에스테어 분)는 34개나 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미술과 재즈, 춤에 조예가 깊은 괴짜이다. 어느 날 저비스는 국무성의 연락을 받고 파리로 출장을 가게 된다. 그런데 여행길에 차가 도랑에 빠져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들른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매력적인 18세의 고아소녀 줄리 앙드레(레슬리 카론 분)를 보게 된다. 저비스는 자신의 친구이자 미국 대사인 알렉을 만나, 줄리를 양녀로 들이고 싶다고 말하지만 18살이나 된 소녀를 입양했을 경우 언론의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고 만류한다.

결국 저비스는 줄리의 후견인이 되어 '존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덕분에 줄리는 미국으로 건너와 저비스가 이사로 있는 월스톤 대학에 입학하여 저비스의 조카인 린다(테리 무어 분)의 룸메이트가 된다. 저비스의 정체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줄리는 고아원 아이들의 '목격담'을 바탕으로 자신의 후견인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이고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보내지만 정작 저비스는 답장은커녕 바빠서 읽어보지도 않는다. 2년 동안 답장조차 보내지 않는 '존 스미스'에게 실망한 줄리는 원망의 편지를 보내고, 이를 보다 못한 저비스의 측근들은 그에게 그동안 보관해둔 편지들을 보여준다. 결국 저비스는 줄리를 다시 만나기로 결심하고 조카인 린다를 만난다는 핑계로 월스톤 대학을 방문하게 되는데….

탭댄스, 스윙, 춤과 음악이 있고 감미로운 노래가 들어있는 낭만적인 뮤지컬 영화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9년에 영화화 됐으며 1955년에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했다. 프레드 아스테어는 처음 할리우드 스크린 테스트를 받을 당시 '살짝 대머리에 연기력은 별로, 춤은 약간'이라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재능을 발휘하며 수많은 영화에서 당대의 여배우들과 공연하며 진 켈리와 함께 당시 뮤지컬 배우를 대표하는 두 양대 산맥의 한 축이 됐다. 이 작품을 촬영하는 도중 그의 부인이 사망해서 촬영 도중에 자신의 트레일러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래서 몇몇 장면에서 프레드 아스테어의 눈이 충혈된 상태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1955년 아카데미 미술감독상과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러닝타임 126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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