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끈질진 야구… 사자 확 달라졌다

점수 뒤져도 막판 뒷심…개막전 첫날 만루포 역전승

3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삼성 채태인이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채태인은 개막전 역전 만루 홈런에 이어 이날도 홈런을 보태며 삼성의 공격야구 선봉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3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삼성 채태인이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채태인은 개막전 역전 만루 홈런에 이어 이날도 홈런을 보태며 삼성의 공격야구 선봉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야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삼성이 3일 광주에서 벌어진 KIA와의 정규시즌 2차전에서 8대9로 패했다. 하지만 삼성은 선발 투수 카도쿠라의 난조로 초반 대량실점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등 끈질긴 야구를 선보였다. 삼성은 이틀 연속 드라마를 쓸 뻔했으나 8대8 동점이던 7회 KIA 이범호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카도쿠라가 1회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2회에도 김상수의 실책과 볼넷, 안타 등으로 점수를 내준 뒤 KIA 김상현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1대8로 끌려갔다. 경기 초반이었지만 전날 개막전에서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패한 KIA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경기 흐름을 다시 끌고 오기는 쉽잖아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포기를 몰랐다. 4회 채태인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붙은 삼성은 6회 박석민, 채태인의 연속안타로 KIA 선발 트레비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뒤 대반전을 노렸다. 조동찬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한 뒤 강명구의 볼넷과 배영섭의 안타로 만루 찬스를 이어간 삼성은 불을 끄러 긴급 투입된 KIA 양현종의 제구력 난조로 박한이, 가코, 최형우가 내리 볼넷을 얻어 6대8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만루에서 박석민은 바뀐 투수 곽정철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6회 뽑은 6점 중 5점이 2사 후 만들어졌다. 승리와 패배가 확실하게 구분 지어졌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

삼성의 '공격적 야구'는 8대9로 1점 뒤진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나타났다. 2사 후 대타 진갑용이 안타를 치자 곧바로 빠른 주자 이영욱이 대주자로 투입됐다. 이미 현재윤-채상병을 기용한데다 진갑용마저 빼면 포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동점을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 약속은 개막 2연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소통의 야구도 통했다. 2일 개막전 승리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1대2로 쫓아가는 상황에서 맞은 만루의 기회에서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연속 삼진을 당한 채태인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결국 채태인은 역대 6번째 개막전 만루 홈런으로 감독에게 더없이 값진 데뷔전 첫 승리의 감격을 안겼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데다 이날 3개의 삼진으로 자칫 침체에 빠질 뻔했던 채태인은 믿음에 보답하는 홈런으로 타격감을 조율했고 3일에도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초반 상승세 모드를 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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