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밀가루 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를 주원료로 쓰는 과자와 빵, 음료, 라면 등 식료품 값이 들썩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당업체들은 지난달 중순 공급가격을 9% 안팎 올렸고, 제분업체도 밀가루값을 8, 9%를 인상할 예정이다.
제분업체 관계자는 "국제 거래 가격이 올라 원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과 여론의 압박을 무릅쓰고 공급가격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제당·제분업계의 경영 사정이 절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식품 원재료 값이 오르면서 빵, 과자는 물론 자장면, 칼국수 등 서민음식에까지 파급을 미치고 있다.
제과업체 관계자는 "제당'제분업체에선 설탕과 밀가루가 가공식품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하지만, 과자 가격은 원가가 오른다고 해서 바로 올리지 못해 몇 년간 인상 요인이 누적된다"며 "도미노 식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면업체도 "제당'제분업체가 정부에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한발 물러선 정부가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도 양보할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1일부터 런치세트 메뉴의 가격을 최대 300원씩 인상했고, 베이컨토마토 디럭스세트는 4천400원에서 4천700원으로, 빅맥세트는 3천700원에서 3천9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던킨도너츠도 얼마전 '베이글' 제품의 값을 100원씩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다음 달 중순부터 소매업체에 들어가는 펩시콜라, 사이다 등 음료의 납품가를 5~10%가량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코카콜라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제품값을 6% 안팎으로 인상했다.
가공'식품 가격의 줄 인상이 예고되면서 일부에선 사재기 현상을 빚고 있다.
실제 밀가루 생산업체인 동아원이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안을 발표한 다음날인 2일 대형마트나 식료품 가게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5일부터 밀가루 값이 오른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측은 "주말동안 카트기를 끌고 몇 포대씩 밀가루나 설탕을 사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분식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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