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나서고 있다. 권위적인 상아탑의 자리에서 내려와 교수들이 직접 재능기부, 봉사에 나서거나 학생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학부모 대상 특강을 여는 등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계명대는 2009년부터 예술 영재를 꿈꾸는 달서구, 남구지역의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뮤직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음악을 전공한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에선 피아노와 성악, 바이올린을 일대일로 가르치는 대신 어린이들은 월 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음악대학과 미술대학 교수진들이 매주 음악과 미술 분야의 다양한 과목을 구성해 무료로 가르치는 '재능 학교'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2009년부터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인 양성식 교수가 주 1회 무료로 진행하는 바이올린 영재음악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부터는 하양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주 1회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가르치는 교수 봉사활동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경북대는 매년 7, 8월 여름방학을 이용해 초'중'고교 학부모를 위한 '학무모 교실'을 열고 있다. 경북대 사범대 교수 등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통합적 사고력 키우기' '미국과 프랑스의 자녀교육' '논술교육의 방향과 출제경향' '청소년 경제교육' 등 알찬 내용으로 관심을 모았다. 사범대 16개 학과의 신청을 받아 실시하는 여름방학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경북대 측은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의 학부모 교실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남대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온라인 멘토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멘토링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일대일 멘토-멘티를 맺은 후 한국어 교육이나 기초 교과 교육, 생활'학습 상담, 문화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영남대 학생 및 다문화가정 대학생 100명과 경북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초교생 100명이 결연을 하고 있다. 멘토를 맡은 대학생들은 다문화가정 자녀 학습멘토링에 필요한 사전 교육을 받게 되며, 봉사학점과 근로장학금까지 받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대는 장애학생과 홀몸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물리치료학과 교수, 학생들로 구성된 봉사팀은 지역의 경로당을 방문해 물리치료 봉사를 하고 있으며, 특수학교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특기적성 개발, 사회성 신장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2005년부터 교수, 동문, 학생들로 구성된 '한방 의료봉사팀'을 조직, 전국 13개 농촌지역을 찾아가는 한방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이제는 대학이 지역 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며 "대학이 보유한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내 고장 돕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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