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분·음료수도 NO, 의견·정성만 OK…대구·매곡초교 학부모회

대구 매곡초교는 학부모회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 운영 전반에 참여, 학부모와 학교 간 유대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수시로 교내에 마련된 학부모 참여센터를 드나들며 학교 운영을 점검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대구 매곡초교는 학부모회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 운영 전반에 참여, 학부모와 학교 간 유대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수시로 교내에 마련된 학부모 참여센터를 드나들며 학교 운영을 점검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이런 학부모회 어때요?'

학부모회가 학교 내 '사조직'처럼 움직이며 돈이 오가는 구태를 답습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교육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범 학부모회도 있다. 대구 매곡초등학교(달성군 다사읍) 학부모회가 바로 그런 사례다. 매곡초교 학부모회는 지난해 말 2010년 전국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 학부모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개교한 매곡초교의 학부모회 운영 모토는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는 것. PTPS(Parents & Teachers as Partners in Schooling) 동학년 교육과정 협의회, 학부모 교육활동 모니터단, 학부모 참여센터 등을 통한 다채널 모니터링으로 학교 교육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내고 방향을 정한다.

매월 한 차례 학년별로 전체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 PTPS 동학년 교육과정 협의회를 운영해 교육과정과 학교 행사 등에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도서관 활용 수업 활성화 ▷독서, 낱말 등 다양한 골든벨 행사 개최로 학습 동기 고취 ▷학생들의 일과 중 교문 밖 출입에 대한 지도 단속 강화 등은 학부모회의 제안으로 이뤄진 성과물이다. 교사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교육 현장에 반영되니 학부모들의 보람도 크고 학교에 대한 더 큰 애정과 신뢰로 이어진다.

매곡초 학부모회는 아예 '학부모 교육활동 모니터단'을 구성해 교육과정과 학생활동, 학부모 활동 등 전 영역에 참가하고 있다. 학교 경영과 예산 편성'집행, 수업 만족도, 진로 지도, 방과후학교, 급식 활동 등 학교 운영 전반을 수시 점검한다. 모니터단 개설 첫해인 2009년에는 방과후학교와 급식 등 모니터단 활동이 일부에 제한됐으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학부모 입장을 반영해 학교 교육 전반으로 확대됐다.

또 교내에 학부모 참여센터를 만들어 학부모들이 모임을 갖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학부모회 운영 계획과 결산, 학교 교육 활동 계획 등에 대한 자료가 비치돼 누구라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 학교 학부모회 활동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자주 드나들면서도 촌지 등의 선물 문화가 없다는 점이다. 매곡초교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와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해 작은 화분, 음료수도 교실에 갖다 두지 못하도록 얘기한다"며 "학부모 모임이 있을 때마다 빈손으로 정성만 마음에 담고 오시라고 강조하다 보니 학부모들도 편한 마음으로 학교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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