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박물관엔 만원권 지폐 뒤편에 있는 혼천의가 있고, 서울대 규장각에는 조선왕조 실록과 대동여지도가 있다.
이들 대학 박물관에 가면 이런 진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대구답사마당은 아예 이를 가족 테마여행 상품으로 만들었다. 대학 캠퍼스를 방문해 자녀들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도 하면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난주 기자가 대구에서 출발해 서울대와 고려대 캠퍼스를 비롯해 KBS 견학까지 함께하는 코스를 다녀왔다. 대구답사마당 강영옥 교육팀장이 인솔을 담당했고, 대구 동구 예은 수학교습소 학생들과 부모들이 동행했다.
#1. 고려대 탐방, '혼천시계'
대구에서 고려대까지 4시간 걸렸다. 오전 11시에 도착한 곳은 고려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이다. 이 첨단 건물에는 미술관을 비롯한 전시관이 있으며, 박물관도 있다.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만원권 지폐 뒷면의 '혼천시계' 진품.
이 혼천시계는 별자리를 관찰하는 기구인 '혼천의'와 시간을 알려주는 '자명종 시계'를 결합하여 만든 과학 발명품이다. 조선시대의 임금은 별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해 농사 짓는 백성들을 잘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혼천시계를 만들게 했다. 이를 만든 인물은 조선시대 과학자 송이영. 그 당시 기술로 이렇게 정교한 천체관측 기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고려대 박물관에는 김정호가 만든 서울전도인 '수선전도',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궁궐 그림인 '동궐도', 나무로 만든 휴대용 해시계 '일영시계'등이 있다.
김효빈(내당초교 5년)·김민정(산격초교 5년) 양은 "막상 와서 보니 신기하고 놀랍다. 대학에 이런 역사적인 발명품이 있는 줄 몰랐다"며 "대학 캠퍼스를 직접 둘러보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행객은 캠퍼스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구내식당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대학 캠퍼스 식단이다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위생도 청결해 다들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2. KBS 견학은 '보너스 상품'
안암골 고려대에서 관악산 서울대로 가기 전에 보너스 방문지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방송공사(KBS) 견학홀을 둘러보는 것이다. 여의도 KBS 본사에 도착하자 옆 건물에 바로 견학홀이 위치하고 있었다. 방송의 역사부터 첨단 디지털 장비까지 모든 것이 잘 전시돼 있었다.
그리고 아나운서나 기자, 탤런트, 개그맨 등이 되고픈 이들을 위해 스타급 인물들의 사진과 TV 속 활약 모습을 전시해 놓았다. 직접 MBC 뉴스데스크 앵커가 돼 보는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쉬어가는 보너스 방문지 치고는 학생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풀어주는 공간이 됐다.
경북 칠곡군 왜관에서 온 이동환(약동초교 2년)·이수아(약동초교 3년) 남매는 "방송국이 어떤 곳인지를 알게 됐다. TV 속 인물 사진들이 곳곳에 걸려있어 친숙하다"고 말했다.
#3. 서울대 규장각, '기록유산 보고'
서울대 캠퍼스에 있는 규장각. 이곳은 다수의 국보(6종, 7천여 책)와 보물(8종, 28책)을 비롯해 약 26만여 점에 달하는 고도서와 고문서, 책판 등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 실록과 국보 제303호인 승정원 일기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규장각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 규장각 안에 조선왕조 실록과 승정원 일기, 대동여지도 등의 진품이 있으나,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해 놓은 것은 복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규장각은 서울대 학풍과 어울어져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승욱(경진초교 4년) 군은 "생각만 했던 서울대 캠퍼스에 와 보니 너무 좋고, 조선왕조 실록과 대동여지도 등을 보니 우리 조상들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이 대학에 오고 싶다"고 했다. 우 군과 친구인 손은준(경진초교 4년) 군은 수첩과 펜을 들고 다니며 중요한 사실들을 직접 적으면서 학습했다.
이날 인솔을 맡은 강영옥 팀장은 "사실 어른들조차도 서울대와 고려대에 이런 역사 유물과 기록물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캠퍼스 답사여행은 역사 공부도 하고 캠퍼스 견학의 즐거움도 누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부모와 함께 얘기꽃을 피웠다.
글·사진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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