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주교 대구대교구설정 100주년 새로운 100년을 꿈꾸다

생명·사랑 나눔·젊은층 복음화 최우선…이제 다시 '쇄신'

▲주교좌 계산성당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지난 100년을 상징한다. 이제 대구대교구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주교좌 계산성당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지난 100년을 상징한다. 이제 대구대교구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하) 새로운 100년 꿈꾼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지난 100년 동안 복음화와 성장의 길을 걸어왔듯 앞으로의 100년도 이를 실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곧 시작할 제2차 시노드를 통해 현실에 맞는 교회 쇄신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한다. 또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과 생명사랑나눔운동을 통해 감사하고 나눠주는 새로운 100년을 꿈꾸고 있다.

◆기념사업들로 본 100년

100주년 세부 추진사업 가운데 하나인 생명사랑나눔운동은 2009년 4월 시작된 이래 대구대교구의 대표적인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대구대교구는 생명운동(생명 존중 캠페인)과 생명나눔운동(장기 기증, 헌혈), 사랑나눔운동(해외 아동 결연 후원, 사랑의 선물 보따리 보내기) 등 3가지 세부운동 가운데 해외 원조 성격의 사랑나눔운동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당장 다음 달에 있을 대축제 바자회 수익금을 해외 아동 지원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원하는 국가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몽골, 필리핀, 볼리비아 등 6개국을 지원하고 있는데 조만간 잠비아나 수단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정효 신부(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장)는 "과거에 우리가 해외 원조를 받았으니까 이제는 우리가 외국을 도울 차례"라며 "앞으로 외국 복지에 더욱 신경 써 나눠주는 10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기증도 꾸준히 펼친다. 이미 기증자가 목표인 1만 명을 넘었지만 장기기증 운동을 계속 펼쳐 우리나라 장기기증 문화를 바꾼다는 것이다.

새로운 100년의 상징이 될 범어대성당도 들어선다. 교구 100주년을 맞아 건립할 계획인 주교좌 범어대성당은 지난 100년에 대한 감사의 의미이자 새로운 100년을 향한 교구 발전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부지 2만여㎡에 지어질 범어대성당은 2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성당과 각종 교육'문화시설, 유치원을 갖출 예정이며 올해 말쯤 공사에 들어가 2014년쯤 완공할 계획이다. 범어대성당은 계산성당과 함께 주교좌 성당으로 앞으로 대규모 미사 등이 이뤄진다.

◆제2차 시노드로 본 100년

지난 100년 동안 성장의 길을 걸어온 대구대교구는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이런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야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 8일 기념미사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제2차 시노드는 과제들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여정이다. 이 때문에 시노드 의제를 보면 대구대교구가 나아갈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대구대교구는 먼저 젊은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는다. '젊은이 복음화'가 시노드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잡힐 만큼 시급하다. 최근 대구대교구가 내놓은 '대구대교구 교회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40대 이상 신자 비율이 1995년에는 34.9%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57.8%로 급증했다. 이는 그만큼 젊은 신자들이 교회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교회에서도 성당에 젊은이가 사라지면 결국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을 인식하고 있는 것. 임석환 신부(대구대교구 시노드 사무국장)는 "교회가 젊은이들의 바람과 소망을 제대로 수용 못 하고 신앙적 의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고 영적인 위로가 되도록 광범위한 방법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음 선교 방법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세례만 하면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는 의식이 깔려 있었는데 이 같은 선교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냉담 신자가 급증했다. '대구대교구 교회통계 분석'에 따르면 전체 신자 중 46.6%가 냉담 교우이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대구대교구는 현대 사회에서 신앙인으로 참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좀 더 세분화할 전망이다. 대구대교구는 20년 넘게 사회복지에 힘을 쏟아왔고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제도 20여 명이나 된다. 이는 어느 교구에도 뒤처지지 않는 것. 하지만 시설 중심의 사회복지를 추구하다 보니 다문화가정이나 결손가정 등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지원이 덜했다는 평가다.

임 신부는 "잘 드러나지 않는 불우 이웃들은 본당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이 같은 시스템이 미비했다"며 "앞으로 사회복지도 세분화해 각 본당에서의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시노드를 통해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5개 대리구 체제도 보완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제1차 시노드를 통해 현재의 대리구 체제가 도입됐는데 아직 정착이 안 돼 다소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리구제가 시스템상으로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좀 더 통합하고 메뉴얼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구대교구의 앞으로 100년의 키워드는 '쇄신'이다. 발전적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현실과 화합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목표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2011년 교구장 사목교서에서 "새 시대 새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며 주님이 우리에게 맡긴 사명이므로 교구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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