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연을 맺어주는 중매 도우미나 결혼정보업체보다 제가 낫죠."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앙리 뒤낭의 적십자 가족캠프'를 열고 있다. 올해도 오는 8월 13, 14일 양일간 경상북도 자연학습원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김영길 사무처장(56)이다. 그는 전문 결혼전문업체 못지 않은 실적을 자랑하는 자타공인 '사랑의 이음새'.
김 처장은 20여년 동안 무려 30여 쌍의 결혼을 성사시켜 가정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부부들이 낳은 자녀만도 70여 명. 사실 김 처장이 맺어준 이 가정들만 한곳에 모여도 130여 명이 된다. 앙리 뒤낭의 가족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 저출산 문제 해결의 일등 공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처장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캠페인보다 주변을 잘 보라카이. 청춘 남녀들이 스스로 제 짝을 찾지 못해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조금만 도와주면 또 한 쌍의 부부가 탄생된다 아닌교?"
직업적이거나 계산적이고 전략적인 중매가 아니라 직장 내에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남녀가 자연스레 서로의 장점을 보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연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김 처장의 결혼 도우미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그는 1988년 안동적십자봉사관 근무 시절 이산가족 상봉행사 대상자 접수와 1992년 청소년 적십자(RCY)의 인명구조원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난 대학생들을 보면서 가정의 중요함과 남녀 인연 맺어주기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려웠던 결혼 과정도 사랑의 조력자가 되는데 동기부여가 됐다. 김 처장은 50여 차례 맞선을 봤지만 짝을 찾지 못하다가 어렵사리 33세에 지금의 부인을 만나게 됐다. 현재 1남 1녀를 두고 잘 살고 있다.
기자가 '다들 잘 살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아마 한 쌍 정도 잘 못 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알기로 모두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맺어준 10여 쌍은 부부모임을 분기별로 갖고 있다. 또 돌잔치,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길흉사도 챙겨주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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