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과 건강] 방사능과 갑상선

방사능 피폭시 요오드화칼륨 복용하면 갑상선 보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태로 방사능이 대량 유출되면서 갑상선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 않아 현재까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알아 두면 도움이 될 방사능과 갑상선에 대한 지식을 정리했다.

갑상선은 신체 에너지와 대사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요오드를 사용해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한다. 문제는 갑상선이 일반 요오드와 방사선 요오드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갑상선은 호르몬을 생산하기 위해 요오드라면 무엇이든 흡수한다. 원전 사고로 방사선 요오드가 유출돼 인체에 흡수되면 갑상선은 재빨리 이를 축적하게 되고 축적된 방사선 요오드는 갑상선암을 유발한다. 갑상선암 발생 위험은 영유아 및 청소년의 경우 매우 높고 40대 이상의 성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능 피폭시에는 요오드화칼륨(KI)을 복용하면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갑상선을 보호할 수 있다. 방사선에 노출된 어린이와 임신부는 요오드화칼륨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성인은 상대적으로 발병 위험이 낮지만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요오드화칼륨의 효과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입증됐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영향권 내에 있었던 폴란드가 사고 발생 3일 이내 자국 어린이의 95%에 요오드화칼륨을 투약한 결과, 갑상선암 발병률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요오드화칼륨은 알약 또는 액상 형태로 만들어지며 보관방법에 따라 5~11년간 보관할 수 있다. 보관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효과가 감소하거나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 미국 식약청에서 허가된 요오드화칼륨 약제로는 Losat 정제, ThyroSafe 정제, ThyroShield 액상 등이 있다.

현재까지 수백만 명이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했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것.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게 될 경우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요오드화칼륨은 복용 후 24시간 동안 방사선 요오드의 흡수를 막아주기 때문에 방사선의 위험이 없어질 때까지 하루에 한 번 섭취해야 한다. 복용 용량은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1개월 미만의 영아는 15㎎, 1개월~3세 미만은 30~35㎎, 3~12세 미만은 65㎎, 12세 이상은 130㎎을 먹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요오드화칼륨은 원전 사고 지역으로부터 10마일(약 16㎞)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먹어야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는 200마일(약 322㎞) 밖의 지역에서도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되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여서 방사선 요오드가 얼마나 멀리 확산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미국 갑상선학회는 거리 제한을 두지 말고 피폭된 경우에는 무조건 요오드화칼륨을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윤현대 라파엘내과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