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일왕의 장인'을 처단한 조명하 의사

안중근 의사 못지않은 독립투사가 여럿 있었다. 일왕의 장인을 처단해 일본에 큰 충격을 준 조명하(1905~1928) 의사도 그 중 한분이다.

1905년 오늘,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나 21살 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신천군청 서기가 됐다. 안락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6'10만세운동을 보고는 공무원 자리를 박찼다. 일본을 거쳐 상해 임시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타이완으로 건너갔다. 마침 일왕 히로히토의 장인이자 육군대장인 구니노미야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사를 결심했다.1928년 5월 14일 타이중시 다이쇼정 도서관 앞에서 환영하는 일본인 인파 속에서 독 묻힌 단도를 품고 행렬을 기다렸다. 커브길에서 자동차의 속력이 떨어지는 순간, 번개처럼 자동차에 뛰어올라 구니노미야를 찔렀다. 독칼을 맞은 구미노미야는 7개월 후 죽었다.

조 의사는 의거 5개월 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법정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아무 할 말은 없다. 다만 조국의 광복을 못 본 채 죽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저세상에 가서도 독립운동을 계속하리라." 그 의기가 길이 빛나는 23세 열혈 청년이었다.

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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