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이스트생 잇단 자살, 조선일보에 책임 묻는 미디어오늘

수재 집단에서 성적 하위 10% 미만자에게는 징벌적 등록금제 적용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7일 오후 본관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학점에 따른 수업료 차별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7일 오후 본관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학점에 따른 수업료 차별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올들어 4번째, 2000년대 이후 14번째 자살로 아까운 젊은 삶을 마감한 카이스트 캠퍼스 담벼락에 붙은 대자보 글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심중을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클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카이스트의 비극적인 자살 사태 이면에는 성적 미달로 분류되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부과하는 차등 등록금제(카이스트생들은 미친 등록금이라 표현) 등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에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내고 안내고 차별되는 차등 등록금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현 서남표 총장이 부임하면서 부터이다.

서 총장은 부임 직후인 지난 2007년부터 평점 2.0~3.0 미만이면 0.01점당 약 6만원씩을, 평점 2.0 미만이면 수업료 600만원과 기성회비 150만원을 내는 '징벌적 수업료제'를 운영해왔다. 그것도 '상대 평가'여서 해마다 전체 학생의 30%는 3.0 미만을 피할 수 없었다.

학생들은 '나는 행복하지 않다'란 대자보에서 "차등 수업료와 실패를 용납 않는 재수강 제도 등이 학업부담을 가중시키고 말도 안 되는 학내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고 분노를 표현해왔다.

이런 사태를 맞아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은 7일 기자회견을 자청, "학부모와 학생들에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며 성적 미달자에 대한 수업료 부과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고,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성적 미달자에 대한 징벌적 수업료 부과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조선일보는 8일자 14면 기사를 통해서 "성적 미달자 수업료 부과 폐지, 서남표 개혁 좌초하나"라고 쓰고 있다.

극한 경쟁으로 몰고간 현 카이스트의 교육 정책을 서남표 총장이 포기한다고 선언한 마당에도 조선일보는 2011년 4월 8일자 14면 기사를 통해서 "일부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성적이 나쁜 학생들까지 전원 무상 교육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있다고 쓰고 있다.

이에 대해서 미디어오늘은 '카이스트의 비극' 조선일보에 책임을 묻는다'는 비판 기사를 싣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도 '성적 미달자 수업료 부과 폐지...서남표 개혁 좌초하나'란 제목의 기사를 낸 조선일보를 겨냥하고 있다.

한편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2006년 서남표 총장 부임 직후 굵직굵직한 인터뷰만 세차례에 걸쳐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카이스트 확 바꾸는 서남표 총장'(2006년 9월), '私교육은 死교육, 서남표 칼을 뽑다'(2009년 3월), 서남표 총장 그의 꿈은 '세계 최고'(2009년 5월), '서남표식 대학개혁' 이어질까 중단될까(2010년 6월) 등 서남표 총장 관련 기획기사 논조가 거의 '찬양 일색'이었다고 분석했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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