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요 초대석] 수도권 규제 완화에 제동…김성조 의원

"정부 수도권 중심 정책, 그 중심엔 이 대통령 있는 것 분명"

"저는 영원한 촌놈입니다. 촌스럽다는 그 말이 딱 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방의원(경북도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지방이 잘살아야 나라가 잘된다'는 생각에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고 (정치를) 그만둘 때까지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3선 국회의원으로 집권당의 정책위의장을 지내고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거시경제정책과 예산을 아우르고 있는 김성조 의원(구미 갑)은 철저한 '지방분권주의자'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수도권에 신'증설할 수 있는 첨단업종 확대를 추진하자 맨 앞에서 저지에 나선 것도 그였다.

김 의원의 문제 제기로 지방의 반발이 거세지자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시행규칙의 관보 게재 유보를 지시하고 보완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의원과 이명규'김태환 의원을 비롯한 지역의원과 호남 및 충청 부산'경남 지역의원들까지 대거 나서자 정부가 한 발 물러선 셈이다.

김 의원은 "시행규칙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중차대한 문제"라면서 수도권 규제는 법으로 명확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시 유보가 아니라 철회시키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여당의 중진의원으로서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에 나선 모양새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자신이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때는 서민과 지방을 최우선 정책방향으로 설정하고 정부와 정책조율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그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경기도 안양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나라는 세계에 없다.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해서는 절대로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 며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 단기적 성과에 몰두하고 있고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정부의 첨단업종 확대와 관련, "어떻게 정부가 첨단업종 하나하나에 대해 어느 업체가 어느 지역 땅을 사서 공장을 신'증설한다는 등 5천754개 공장이 늘어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을 수가 있느냐"며 "이는 사실상 이번 첨단업종 확대가 오로지 기업의 로비를 받아, 기업의 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방증이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의 중심에 이 대통령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하고 서울에서 정치를 했기 때문에 수도권 중심의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 그때 잘못돼서 고치고 싶은 것을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하려는 것이 세종시 수정이고 개헌이 아니겠느냐"며 말을 아끼지 않았다.

"행정복합도시(세종시)를 수정하려고 한 것도 안되는 줄 알면서도 강행한 측면이 있고 개헌도 대통령으로서 역사적 평가를 받기 위해 추진한 것 아니냐. 신공항 백지화 결정도 대통령으로서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너무 큰 고통과 상처를 입었다. 그건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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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안타깝지만 너무 실망하고 침울해 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 정부에서는 백지화됐지만 우리가 원하는 목표연도까지 신공항을 완공시키는 것이 앞으로 쟁취해야 할 일이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권재창출을 통해, 대선공약을 통해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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