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 "죄송하다는 시장의 사과로 분노 가라앉겟나"

행사 이모저모

○…이날 행사 도중 갑작스레 비가 쏟아지자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비를 피했다. 일부 시민들은 인근 건물 입구 처마 밑으로 모여들어 행사를 지켜봤다. 대구백화점은 1층 내부까지 행사 참석자들이 몰려들었다.

급히 우산을 사와 여럿이 함께 쓰고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도 있었다. 광장에 앉아 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신문지를 모자처럼 접어 쓰거나 손부채로 머리를 가린 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광장에 수천 명의 사람이 몰려 통행에 혼잡을 이루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모(29'여) 씨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보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겠지만 시민들 통행에 불편을 주면서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행정기관들도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날 대구 중부소방서는 인근에 구급차를 대기시켰고 중부경찰서 경찰 20여 명도 행사장 주변을 지켰다. 중구청 공무원 10여 명은 인근에서 보행자와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힘을 보탰다. 중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참석자의 갑작스런 분신 등 과격시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출동했다"고 말했다.

○…몇몇 젊은이들은 무대 위로 올라선 김범일 대구시장을 알아보고는 가던 길을 멈추고 시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한 여대생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시장의 생각이 궁금해 잠시 멈춰 섰다"며 "시장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지역민들의 분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대한 아쉬움과 정부에 대한 분노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신공항 기필코 건설''신공항 없이는 영남의 미래없다' '신공항은 영남권 생존권' '신공항건설 영남권 생존기반' 등은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었다.

'신공항 백지화 오판 역사가 심판한다' '지방발전 의지 없는 대통령 다시는 뽑지 말자''수도권 중심사고가 대한민국을 망친다' '정치공략 신공항 백지화 이천만 남부민은 분노한다' 등 정부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플래카드가 많았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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