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규탄 및 재추진 범시'도민 결의대회'(이하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일부 참석자들은 국회의원의 발언 도중 야유를 보냈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심판해야 한다는 표현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정치인에 대한 불만은 결의대회 시작 전부터 표출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결사추진위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이해봉'이명규'배영식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에게 자리를 배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결사추진위 이수산 홍보위원장은 "벌을 세우는 것이다. 벌을 선 뒤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 행사가 시작하면서 이 정도의 불만은 애교에 가까웠다. 유승민 위원장이 발언 도중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그만하고 내려와라" "표만 받고 내빼기냐?"며 조롱 섞인 야유를 보냈다.
이해봉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참석자들의 야유가 더 심해졌다. 이 의원의 발언 중간에 여기저기서 "필요없다. 물러가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한 시민은 "치워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하라"는 요구도 많았다. 이해봉 의원이 시민들의 반발 속에 발언을 끝까지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자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지방 말살 앞장선 정치인 박살내자'라고 적힌 피켓을 든 원영희(50) 씨가 갑자기 무대에 뛰어올라 마이크를 잡고는 "현재의 대구 정치인들로는 신공항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나라당 위주의 정치인들 때문에 백지화된 것이다. 대구의 미래를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 맡길 수 없다. 대구 시민들 전체 의사를 대변하는 새로운 협의체기구를 만들어서 새롭게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는 특정 정당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공부만 하는 시민"이라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맞습니다" "옳소"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시민은 "이것이 바로 민심이다. 대구 정치권은 대오각성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버튼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이날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이 4명에 불과한 것에도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분노했다. 의원 4명 모두 대구가 지역구였고 경북 국회의원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이 참석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