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카이스트 박 모(54) 교수는 2010년도 카이스트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우수한 교수가 도대체 왜 자살했을까?
올해 들어 4명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생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10일에는 지난해 최우수 교수로 선정됐던 박 모 교수까지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잇따른 카이스트 구성원들의 비보를 전해들은 이들은 카이스트 패밀리를 사지로 내몬 원인에 대해 온갖 추측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남표 총장의 강한 개혁 드라이브가 구성원들에게 큰 압박감으로 작용했고, 10% 영어수업에 따른 스트레스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박 교수는 2011년 카이스트 시무식에서 '올해의 KAIST인상'까지 받는 등 학자로서 탁월한 성과를 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에만 몰두했던 박 교수가 극단의 선택인 자살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한 아파트에서 주방 가스배관에 목매 숨진 채 발견된 박모(54) 교수는 연초부터 KAIST 내부 감사와 교육과학기술부의 감사 등을 받고 있었다. 학자로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것과는 달리 감사를 받는 다는 사실 자체는 학자로서 명예에 큰 타격이며, 심적 부담도 크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연구인건비 문제 등과 관련해 지난 8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검찰고발 방침을 통보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교수가 왜 연구인건비 문제로 검찰고발까지 받게 되었을까? 그 이면에는 또다시 실적위주의 학교 시스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
실적 위주의 학교 시스템이 KAIST 사람들을 비극적인 선택으로 가게끔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효율성을 잣대로 몰아붙이고, 교수 정년과 연동시키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MIT식 개혁과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했던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교수는 철밥통'이라던 상식을 깨고, 정년을 보장했던 테뉴어 제도를 획기적으로 손보았다.
2006년 취임한 이래 서 총장은 테뉴어 심사를 강화해 4분의 1에 해당하는 교수들을 탈락시켰다. 4년 동안 모두 148명의 카이스트 교수 가운데 24%가 정년 보장에서 탈락된 것이다. '철밥통'으로 불렸던 전체 대학교수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길만한 사건이었다.
100% 영어 강의도 학생 뿐만 아니라 교수 사회를 힘들게하는 경쟁 우선 정책 가운데 하나다.
학생들은 "4년동안 영어로만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시간에는 멍때리고 있다가 혼자 공부하려니 힘들다"는 호소에서부터 "외국인 교수나 젊은 교수들의 영어강의는 그나마 들을 만 하다. 한국어로는 명강의를 하시던 나이 드신 교수님들이 영어강의를 시행한 이후에는 파워포인트를 읽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교수님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신다"고 전했다.
박 교수의 자살 동기가 정확한지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KAIST 구성원들은 KAIST 내부 감사와 교과부 감사 등 받아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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