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聖者)를 남편으로 둔 여자의 삶은 행복했을까? 마하트마 간디의 부인 카스트루바의 인생을 보면 이런 물음이 떠오른다. 간디는 자서전에서 37세 때부터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썼다.
그리고 아슈람이란 수행자 공동체에서 손수 물레를 자아 옷을 만들어 입고 주의 깊게 선별된 식재료로 채식을 하는 등 철저한 금욕생활을 했다. 헌신적이고 경건한 힌두 여성이었던 카스트루바는 이를 따랐다. 그러나 '성자의 아내'로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1869년 오늘 인도 뭄바이에서 부유한 상인의 딸로 태어나 14세 때 13세였던 간디와 결혼했다. 성자 남편의 그늘이 너무 컸던지 평생을 순종하며 자신의 삶을 살지는 못한 것 같다. 적어도 오늘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남편의 성관계 중단 결정에 과연 진정으로 동의했을까. 자신의 '브라마차리아'라는 정화(淨化) 서약을 시험한다며 밤마다 앳된 처녀들과 벌거벗고 잠자리에 드는 남편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죽음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만년에 남편과 함께 수감생활 중 폐렴에 걸렸다. 유일한 치료 방법은 페니실린 주사였지만 서구의학을 혐오했던 남편의 거부로 사망했다. 그랬던 남편은 그 뒤 말라리아에 걸리자 그 서구의학을 받아들였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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