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시민 '단일화 청부사'… 파괴력 주목

작년 경기지사 경선 승리, 김해을서도 민주 눌러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따내는데 배후 역할을 해낸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파괴력에 정치권이 새삼 주목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지방선거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의 김진표 의원을 제치고 승리한데 이어 김해을에서도 민주당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전적으로 유 대표의 힘이다.

두 차례나 유 대표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유 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의 '적통'(嫡統)을 두고 일전을 벌이지 않을 수 없게 됐지만 승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후보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의 중재안을 거부하면서 참여당의 입장만을 고집한 유 대표의 '독불장군'식 행보를 문제삼았다.

민주당은 단일화 협상과정에서의 유 대표의 행태를 비난하면서 경선 결과를 흔쾌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 대표에게 경기지사 후보를 내준 김진표 의원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 대표 비난에 나선 것은 그와 같은 위기의식의 발로다. 김 의원은 "분열의 깃발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고, 통합의 깃발로 싸워야만 승리할 수 있다"며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에서는 이길지 몰라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해을 선거는 '대선후보 유시민'의 정치적 미래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 패할 경우, 패배의 책임을 유 대표가 뒤집어쓰면서 대선후보로서의 행보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권 내에서 '유시민 한계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김해을 선거는 유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참여당 후보가 한나라당을 누르고 당선될 경우, 국민참여당은 창당 후 첫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면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동시에 대선주자로서의 유 대표의 입지도 상당 수준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해을 보궐선거가 단순한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야권의 대선후보 구도를 점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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