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하는 '제10회 국제안경전'에 참여하려던 일본의 한 대형 안경도매회사는 얼마 전 참가를 포기했다.
일본대지진 발생으로 안경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안경 수입량을 줄여야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쓰나미로 안경 판매점 20여 개를 잃은 프렌차이즈 업체 역시 재고물량 처리를 위해 한국 안경의 수입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본대지진이 한국 안경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이 안경과 선글라스 구입을 줄이면서 안경테 등 일본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 특히 이달 국제안경전이 열릴 대구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다.
13일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번 국제안경전에 참가를 신청한 일본 바이어들은 118명이다. 지난해보다 참여업체와 참가자들이 늘었지만 애초 계획보다는 줄었다. 센터 측은 "애초 참가 의향을 밝혔던 업체들 중 10여 개 업체가 대지진 발생 이후 참가를 취소했다"며 "이들이 취소하지 않았다면 150명 이상의 일본 방문객을 모집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안경제조업체들은 수출국인 일본의 안경업체 참가 취소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 안경업체 대표는 "점차 안경제조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대지진으로 일본 수출량이 확 줄었다"며 "이번 국제안경전에서 수출 계약까지 고려하고 있었는데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안경 제조업의 일본 수출액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일본으로 1천297만달러 어치의 안경테를 수출했다. 이는 2009년(541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일본 안경업체의 한국제품 수입이 점차 줄어들었다.
국내 안경테를 수입하는 일본 최대 안경 프랜차이즈 '메가네 톱' 역시 재고물량이 증가하는 와중에 대지진까지 발생하면서 안경 수입량과 시기 조정에 들어갔다. 메가네 톱 한국사무실 직원은 "인기제품의 경우 계속해서 수입해 공급하고 있지만 재고가 많아 수입 및 판매 스케줄이 한 달 정도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손진영 센터장은 "일본 수출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지진 때문에 수출이 힘들어졌다는 업체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안경전을 열심히 준비해 줄어드는 일본 수출량을 타 외국 기업의 수출 계약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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