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겐 피는 일도, 지는 일도 온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소중한 삶의 순간입니다.'
저자는 하루 1천 명 이상이 찾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다. 생의 막다른 길목에서 흰 냉이꽃을 만난 뒤 야생화에 매료돼 10년 넘게 전국을 돌며 수많은 꽃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풀어놓았다. 이 책은 야생화에 대한 저자의 글을 모았다.
"세상의 모든 목숨 가진 것들은 귀하디귀한 존재입니다. 굳이 남의 눈에 띄어야만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삶처럼 어리석은 삶도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꽃을 만나며 느낀 인생살이의 희로애락을 글로 표현한다. 습지 주변에 무성하게 피어있는 고마리. 흔히 잡초라 불리지만 그 뿌리는 대단한 정화능력을 갖고 있다. 축산 폐수를 1급수로 바꾸어 놓을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 것. '잡초란 아직 그 가치가 찾아지지 않은 풀일 뿐'이라는 말을 통해 저자는 세상살이의 교훈을 던져준다. 망초꽃이 피어있는 밭둑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워 물고는 어릴 적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한다. 허리가 휘도록 일을 해도 육남매 뒷바라지에 숨이 턱턱 막히던 그 시절, 아버지도 밭둑에 앉아 흰 망초꽃대 흔드는 시간이 유일한 휴식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저자는 '깨달음은 늘 반 박자 늦게 찾아오는 것'이라며 처연한 슬픔을 그려내기도 한다. 424쪽, 1만8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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