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기업의 동반 성장 약속, 실천이 중요하다

대기업이 동반 성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 9개 계열사들이 어제 1'2차 협력업체 5천208개에 6천1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삼성 보유의 특허를 무료로 개방하며 동반 성장 실적을 임원 인사 고과에 반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특허 무료 개방은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어 LG와 롯데도 다음 주 중 동반 성장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LG의 경우 지난해 8월 발표한 'LG 상생 협력 5대 전략'을 뼈대로 더 발전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롯데도 지난해와 올 초에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협력사와의 신뢰 확충에 주안점을 둔 실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9일 협력사에 향후 1년간 4천200억 원을 지원하고 주요 원자재를 대량 구매해 협력사에 공급하는 내용의 상생 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동반 성장 정책에 불편한 기색이었던 재계가 협력업체 지원에 적극 나선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동반 성장은 어떻게 보면 협력업체가 아니라 대기업 자신을 위한 것이다.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의 특성에 비춰 협력업체의 경쟁력은 곧 대기업의 경쟁력이다. 협력업체가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을 인식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협약을 철저한 실천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번지르르한 협약만 발표해 놓고 납품 단가 후려치기 같은 구태를 되풀이하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상생을 요란하게 떠들었지만 실천은 흐지부지됐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봇물처럼 나오고 있는 대기업의 동반 성장 약속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국민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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