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 중 1차로 75권이 오늘 국립중앙박물관에 도착, 수장고로 들어가며 나머지 221권은 다음 달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추가로 운송될 예정이다. 외규장각 도서는 조선 왕실의 장례, 혼례, 세자 책봉 등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로 이번에 돌려받게 돼 해외 문화재 환수의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현실도 돌아보게 된다. 외규장각 도서는 사실상 반환이라고 하지만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대여 형식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외규장각 도서 귀환과 관련된 합의문에 프랑스에 남아 있는 다른 우리 문화재에 대한 반환 요구를 더 이상 할 수 없도록 돼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재 반환 소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보듯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은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환수 작업에 더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음 달 문화재청에 신설되는 해외 문화재 환수 전담 부서를 중심으로 추정치인 14만 점보다 많을 것으로 보이는 우리 문화재의 해외 유출 경로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장기 전략을 세워 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가 독일로부터 유출 문화재를 돌려받은 선례 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규장각 도서는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지만 프랑스의 소유로 돼 있기 때문에 우리 문화재로 지정할 수가 없다. 약탈당한 문화재를 돌려받고서도 우리 것이라 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대여'가 아니라 '반환'된 문화재도 있는 만큼 국력을 더 키워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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