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드 & 웰빙] 치라시스시 & 미소된장국

도시락에 초밥 깔고 갖은 재료 올린 '초밥 케이크'

치라시스시(초밥케이크)는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초밥(니기리스시)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오히려 한국식으로 따지면 '회덮밥'에 가깝다고 해도 좋겠다. 네모나거나 둥근 도시락 밥통에 초밥을 깐 뒤 그 위에 갖가지 재료를 올린 것이 바로 치라시스시다.

'치라시'(ちらし[散らし])는 일본말로 '흩뿌리다'는 의미를 가졌는데, 밥 위에 여러 가지 스시 재료를 흩뿌린 것을 말하는 것. 여기서 '치라시'는 흔히 우리가 '광고, 전단지'의 의미로 사용하는 비속어인 '찌라시'와도 같은 단어다.

일식 전문가들은 초밥(스시)을 먹을 때 간장은 밥이 아닌 윗부분에 놓인 재료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초밥을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아래쪽 부분인 밥에 간장을 찍어 먹지만 사실 간장은 밥 위에 놓이는 회 등의 메인 재료에 찍어 먹어야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 회와 함께 밥을 먹을 때 생선에 간장이나 초장을 찍어먹어도 밥에 소스를 발라 먹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재료 부분에 간장을 적시기가 불편할 경우에는 젓가락이나 초생강을 간장에 적셔 바르듯이 묻혀 먹으면 된다고 한다.

또 하나 팁은 초밥은 손으로 먹어야 제맛이라는 것. 젓가락 없이는 음식을 먹지 않을 것만 같은 일본인들도 초밥을 먹을 땐 손으로 먹는데, 이것은 초밥의 밥 온도가 체온과 비슷해졌을 때 가장 맛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초밥 나름. 한입 크기가 아닌 도시락 통에 가득 담긴 치라시스시는 젓가락 없이 먹기는 곤란할 것 같다.

◆초밥케이크(치라시스시)

▷재료: 쌀 2컵, 오이 1개,

▷배합초: 소금 1작은술, 설탕 4작은술, 식초 2큰술,

▷연근초절임: 연근 100g, 소금 1/2작은술, 식초 2큰술, 설탕 1.5큰술, 물 1.5큰술

▷새우초절임: 새우 8마리

▷표고버섯조림: 건표고 4개, 다시마국물 1/2컵, 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조리술 1/2큰술

▷달걀지단: 달걀 2개, 설탕 2작은술, 소금 1/4작은술, 청주 1작은술

▷만들기

1.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2㎜ 두께로 얇게 썰어 2~4등분하면 마치 은행잎 모양과 같은 모습이 된다. 물 2컵에 식초 1/2큰술과 연근을 넣어 끓으면 2분쯤 있다가 건져 초절임 물에 담가둔다. 2시간 후 건져 사용하면 된다.

2. 칵테일새우는 끓는 물로 샤워시키고 저며 썬 뒤 연근초절임 물에 1시간 담갔다가 물기를 뺀다.

3. 표고는 물에 불려 기둥을 떼고 물기를 짜 낸 뒤 조림장에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조린 후 곱게 채 썬다.

4. 오이는 2㎜ 두께로 썰어 연한 소금물에 15분쯤 담갔다가 살짝 볶아 사용한다. 5㎝ 길이로 채를 썰어 사용해도 된다.

5. 달걀은 지단을 부쳐 5㎝ 길이로 곱게 채 썬다.

6. 배합초 재료를 냄비에 담아 재료가 녹을 정도로 데워 따듯할 때 뜨거운 밥과 섞는다.

7. 맛을 들인 밥에 졸인 표고와 연근초 절임을 넣어 살살 섞은 뒤 도시락이나 공기에 담는다. 그 위에 달걀지단을 뿌리고 오이채, 새우절임을 군데군데 담아 장식한다.

◆미소된장국

▷재료: 쌀된장 2큰술, 다시마가다랑어물 4컵, 청주, 두부 50g, 불린 미역, 실파, 소금, 후추

▷만들기

1. 찬물 5컵에 다시마를 넣어 약한 불에 올려둔다. 보글거리면 다시마를 건져낸 뒤 끓으면 가다랑어포 한 줌을 넣고 불을 끈다. 그리고 5~10분쯤 지난 후 거른다.

2. 실파는 5㎜로 송송 썰고, 미역은 찬물에 불려서 조물조물 씻은 뒤 1㎝ 길이로 잘라둔다. 두부도 사방 1㎝ 크기로 잘라둔다.

3. 1의 육수 4컵에 된장을 풀고 살짝 끓인 뒤 청주를 1큰술 넣고 간을 확인한다. 그릇에 담는다. 이때 미역과 두부 등 건지를 국그릇에 미리 담아 두기도 하고, 된장을 푼 후 건지를 넣어 살짝 끓인 뒤 담아내도 좋다.

4. 실파, 후추나 산초를 조금 친다.

##재미있는 음식이야기-비빔밥

여러 가지 나물과 함께 밥을 비벼 먹는 '비빔밥'. 고슬고슬하게 지은 윤기나는 밥에 초록, 주황, 노란색의 알록달록한 갖은 나물과 빨간 고추장을 한 스푼 넣어 쓱쓱 비비는 그 모습을 상상만해도 금세 입안 가득 침이 고여오는 한식의 대명사다. 일본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은 "겉으로는 예쁜 모양이지만 실제 먹을 땐 엉망진창의 모습으로 변한다. 겉과 속이 다른 양두구육의 음식"이라고 힐난하기도 했지만, 어우러짐과 한국문화의 역동성을 담은 자랑스런 우리 음식이다.

각 지방의 특색과 계절에 따라 위에 놓이는 재료를 자유자재로 변화해 즐길 수 있으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웰빙식품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채택하면서부터는 한국사람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입맛까지도 사로잡았다. 고(故) 마이클 잭슨이 감탄해 마지 않았으며, 기네스 펠트로 역시 비빔밥 마니아로 알려졌다.

비빔밥을 먹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듯 보인다. '비빔밥'이 최초로 언급된 것은 1800년 말에 기록된 작자 미상의 책 '시의전서'(是議全書)다. 비빔밥은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여러 가지 물건을 한데 섞는 것처럼 밥에다 여러 가지 찬을 섞어 한데 비빈 것을 의미한다.

비빔밥의 유래에 관한 설은 여러 가지다. 제사 음식을 그릇에 고루 담아 먹는 풍습에서 시작됐다는 '음복설', 동학혁명군이 큰 그릇에 비벼 같이 나눠 먹었다는 '동학혁명설', 바쁜 영농철에 구색 갖춘 상을 차리기가 어려워 그릇 하나에 음식을 모두 섞어 먹었다는 '농번기 음식설'이 있다. 또 섣달 그믐날 설 음식 장만을 위해 남은 음식을 한꺼번에 넣고 비벼 먹었다는 '묵은 음식 처리설'과 고려시대에 임금이 피란 갔을 때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올렸다는 '임금 몽진 음식설' 등도 있다.

최근 출판된 '음식인문학'(주영하 지음)이라는 책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민속학 교수인 저자는 비빔밥이 1920년대 이후 서울과 지방에서 근대 도시가 형성되고 외식업이 생겨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물과 전유어가 곁들여지는 안동 헛제사밥에는 아직도 고추장 대신 조선간장이 양념으로 나온다"며 "고추장이 비빔밥의 주요 재료로 굳어진 것은 1960년대 이후 미국과 독일로 이민이 증가하면서 고추장의 상품화가 진행된 이후"라고 설명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대백프라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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