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해병대 창설의 주역 신현준

2004년 89세의 노병(老兵)이 해병대사령부에 1억원을 내놓았다. 그 돈은 전 재산이었다. 미국에서 자식과 함께 살고 있어 돈이 필요없고 해병대 발전만 바란다고 했다. 그 노병은 초대 해병대 사령관 신현준(1915~2007'예비역 중장)이었다.

김천 출생인 그는 해병대 창설의 주역이었다. 만주군 대위 출신으로 해군 중령이던 1949년 오늘, 초대 해병대 사령관이 됐다. 명색이 사령관이었지, 380명의 소수 인원에 변변한 무기도 없는 '허섭한' 군대였다. 일본군이 남겨놓은 99식 소총과 철모뿐이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거듭했다. 해병대는 현재도 그렇지만, 출발 당시부터 '저비용 고효율' 군대의 전형이었다. 허름한 군복을 입었을망정, 눈빛만 살아있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6'25와 월남전, 연평도사태 등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무적해병'의 신화가 탄생했다. 신 사령관의 지휘로 인해 일본군의 거친 군기와 미해병대의 선진적 편제가 혼합된 부대가 됐다고 평가한다. 오늘이 되면 해병대 관계자들은 부대 창설일이 김일성 주석 생일과 같기에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군대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곤 한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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