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금융전산망 장애가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대국민사과에 나섰지만 '오늘 내로 정상화된다'는 말만 번복할 뿐 사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터진 이번 사태는 농협에 대한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은 물론 국내 금융업계 초유의 사태라는 치명적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 금융전산망 장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4일 오후 최 회장은 "이번 일로 고객들에게 불편과 실망을 안겨 다시 머리 숙여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전산장애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해 100%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고객 불만에 대해 "현재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은 모두 정상이며 전혀 피해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향후 피해가 파악되면 카드결제 연체료나 타행거래 수수료, 그리고 연체기록도 삭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이면 끝난다. 오늘 내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공언을 한 지 사흘을 넘기고 있어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농협은 최 회장의 대국민사과가 있던 14일에도 오후 11시까지 반드시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15일 오전까지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관련 일부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또다시 "15일 오전까지는 가급적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2천만 명이 넘는 농협 고객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14일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서비스를 복구시켰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잔액 조회 등 일부 기능만 작동했기 때문이다. 농협 측은 "이틀 동안 하지 못했던 거래를 하려고 고객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바람에 거래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쉽사리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집단 소송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농협은 향후 전산 복구가 완료되면 외부기관과 공동으로 구체적인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설 계획이며 검찰도 이번 사태에 대해 자료를 확보하고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조사중인 금융감독 당국도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제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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