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매매 등 유흥업소 불법 행위 예방을 위해 가두 캠페인을 벌이자 주변 상인들이 이를 저지하고 나서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포항남부경찰서는 14일 오후 5시부터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포항시 등 관계기관 및 성매매상담소, 성매매피해자지원시설 등 시민사회단체 200여 명과 함께 '성매매방지, 불법 채권추심금지, 유흥업소 준법영업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캠페인은 최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의 잇단 자살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경찰은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개회식을 가진 후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홈플러스 뒤편 골목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하자 유흥업소 관계자 및 인근 상인들은 도로 중앙을 점거하고 바닥에 드러눕는 등 실력저지에 나섰다. 상인들은 "경찰이 보여주기 위한 마녀사냥으로 선량한 주민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범죄사실이 있는 사람들만 처벌하면 되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측은 잠시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다 몸싸움 등 심한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당초 계획했던 거리행진을 철회했다.
경찰은 다시 포항시외버스터미널로 돌아와 30여 분 만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 관계자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경찰이 벌이는 행사를 가로막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고 씁쓸해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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