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한 쌍의 천사처럼 천진무구한 몸짓으로 포옹하며 첫 키스를 나누는 두 어린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로스와 프시케다. 티없이 맑은 사랑과 영혼의 상징으로 묘사됐다. 전형적인 아카데믹 아트(Academic Art)를 구현한 프랑스 화가 윌리엄 아돌프 부게로가 1890년에 제작한 'The First Kiss'(첫 키스). 흰 깃털의 날개가 달린 남자 어린이는 에로스(큐피트)를 상징하고, 나비 날개가 달린 여자 어린이는 프시케(나비)를 상징한다. 사랑과 영혼의 결합을 의미한다.
부게로는 평생 그리스나 로마 신화 등 고전 명작만 반복해서 그리는 틀에 박힌 고집을 꺾지 않았다. 때문에 창의성이 부족한 작가로 인식돼 미술평론가들의 집중 비난을 받았고, 대중에게도 철저히 외면당했다. 한 때 '저주받은 화가'로 알려졌지만 결코 세간의 여론에 개의치 않았다. 세상에서 거의 잊혀진 그는 아뜨리에에 틀어박혀 하루 16시간씩 그림만 그렸다.
그가 남긴 800여 점의 작품은 사실적 표현력에 있어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오를 수 있었고 20세기 후반에 들어 마침내 새로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1984년에는 뒤늦게나마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회고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미애(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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