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 개장과 함께 춘추전국시대 맞는 백화점업계

현대백화점 개점 임박, 대구 유통업계 지각 변동 예상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대구백화점
대구백화점

'춘추전국시대 맞은 대구 백화점'.

현대백화점 개점이 임박하면서 대구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와 롯데백화점 양강 구도에서 8월 개점하는 현대백화점이 공식적으로 '공격 경영'을 선언하고 나오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불가피해진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진출 이후 1, 2년간의 성적이 향후 순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업체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이라며 "업체마다 마케팅 전략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1등 하러 왔습니다'

전국 백화점 전체 서열에서 롯데에 밀리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대구에서만은 '1위'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

대구의 유통 1번지인 반월당에 대형 매장을 마련해 우선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는데다 대구경북에 자동차 부품 업체 등 범현대 관련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지하철 반월당역 유동 인구가 롯데가 있는 대구역의 2배가 넘으며 동성로 상권과 연계효과까지 있어 일단 입지적인 면에서는 고객 유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는 '명품' 백화점 이미지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얼굴인 1층부터 50여 개의 명품 매장으로 채워 28개인 롯데백화점을 수적인 면에서 앞지르고 있으며 건물 외관에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고급 이미지를 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 내부에서도 대구경북 1호인 대구점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8월 개점 후부터 연말까지 4개월 영업기간 동안 매출 목표액이 서울 현대백화점 한 지점 1년치 매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통계 관계자들은 "백화점 매출에 있어 기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어 현대백화점이 현대 연고 기업을 상대로 판촉전에 나서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연합군단으로 승부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역 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이 롯데 상륙 후에도 약 5년간 1위 자리를 지켰으나 2008년 이후 1위 타이틀을 빼앗은 것.

롯데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입점한 지 10년이 가까워져 오고 있으며 기존 고객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현대가 바람몰이에 나서더라도, 초기 개점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전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장점은 지역에서 굳힌 '유통=롯데'란 이미지다.

대구점과 상인점 등 두 개 백화점에 이어 중구 영프라자와 동구 롯데프라자점을 비롯해 5월에는 동구 이시아폴리스 단지 내 명품 아울렛을 내세운 '롯데몰'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 현대가 명품을 내세우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전체 명품 브랜드 수는 현대에 비해 적지만 12개 브랜드는 지역에서 롯데 매장에만 있는 것"이라며 "명품 고객의 특성상 수보다는 입점 브랜드의 질이 더욱 중요하며 매출에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이례적으로 전무급을 대구점 점장으로 발령했으며 롯데대구점은 사내에서 최고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임원을 지난달 점장으로 전격 배치했다.

◆대구백화점-고객 충성도로 승부

대구백화점도 일단 현대백화점 진출로 어느 정도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만고만한 지역 경제력에 현대까지 개점을 하면 나눠먹기식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특히 수성구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백프라자점 입장에서 보면 인접지인 반월당에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는 것도 지리적으로 볼 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어느 백화점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고객들의 충성도와 눈높이식 매장 운영을 내세워 '1위 탈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롯데 대구점 매출의 대부분을 30, 40대 젊은 고객층이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도 결국 비슷한 연령대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대백 프라자점은 40대 후반 이상층이 주고객"이라고 밝혔다.

즉, 롯데와 현대는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어 대백이 중장년층 이상 기존 고객 관리에 나선다면 '1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민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매장 관리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세계 백화점과 협력을 통해 명품 매장 콘셉트를 유지해왔고 오랜 매장 운영을 통해 지역민들의 선호도나 취향에 맞는 매장 구성을 해온 때문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대백만을 고집하는 올드 고객층이 상당하며 매출액도 높다"며 "매장 규모면에서도 롯데나 현대에 밀리지 않는 만큼 쉽게 안방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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