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주의'으로 하향조정한 지 4일 만에 영천에서 구제역이 재발해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영천시는 영천시 금호읍 황정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 돼지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17일 밝혔다. 돼지 77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가는 어미돼지 1마리의 발굽에 상처가 생기고 새끼돼지 30마리가 폐사하자, 16일 영천시에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 이 농가는 지난 2월 6일 및 2월 23일 2차례에 걸쳐 예방백신을 접종했으며, 지난 3월 13일 구제역이 발생한 영천시 청통면 죽정리의 돼지농가에서 10여㎞나 떨어져 있다.
시는 이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취한 뒤 구제역 감염 돼지 6마리를 살처분하고 농장 내'외부 소독 및 진입로를 차단했다. 또 영천시 금호읍에서 황정리로 가는 도로 입구에 방역초소를 설치해 차단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구제역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이 농가에서 3㎞ 이내 양돈농가 5곳에 6천600마리 분의 예방백신을 배포해 접종하기로 했다.
구제역이 재발하자 다른 축산농가들도 다시 긴장하고 있다.
영천시 고경면에서 돼지 2천800여마리를 사육하는 서정구(53)씨는 "농가마다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이 재발해 축산농민들이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며 "정부에서 예방백신을 원활히 공급해 꾸준히 접종해야 구제역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돼지 875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한 뒤 음성판정을 받은 영천시 금호읍 박용활(61) 씨는 "최근 경북농업인회관에서 교육을 받은 뒤 16일 예방백신을 접종한 돼지 800마리를 재입식했다"며 "농장 내부는 물론 입구까지 매일 소독을 하고 있지만 구제역 재발 소식에 출입문을 아예 걸어잠근 채 외부인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제역은 12일 농림수산식품부가 구제역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단계로 하향 조정한 뒤 4일 만에 재발했으며, 지난 3월 21일 충남 홍성의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26일 만에 다시 발병한 것이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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