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울진원전 '방파제 없이 건설' 기존 입장 재확인

"최소한의 안전의식 결여 아닌가"

울진원전은 국내 신규원전 10기를 방파제 없이 짓고, 신울진원전 1, 2호기 해안도로 방파제 대신 나무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본지 보도(7일.12일자 1면)와 관련, 방파제를 짓지 않거나 나무로 대체한 것은 취배수 설비방식 전환과 풍랑영향권 탈피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울진 주민들은 이를 두고 "원전 측의 주장은 최소한의 안전의식도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울진원전은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2017년까지 도입될 국내원전 10기가 방파제 없이 건설된다는 보도에 대해 "방파제는 시설물과 선박 등을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이라고 전제한 뒤, "지진해일 대책 등은 부지 높이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울진원전은 특히 "앞으로 지을 원전의 취배수로 시설이 해저관로 방식(침매공법'沈埋工法)으로 전환되면서 방파제 자체가 필요없다"고 해명했다.

울진원전 측이 앞으로 국내 원전은 방파제 없이 짓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울진원전 측은 ▷취배수로 시설의 해저관로 방식 전환 ▷바다 매립 등과 같은 환경파괴 지양 ▷백사장을 통한 해일차단 가능성 ▷표고 높이 10m위에 지어진 원전 특성 등을 신규 원전에 방파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또 해안가 주진입로 보호공사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조경수로 변경한 경위에 대해서는 파랑(바람에 의해 생긴 너울) 영향권내에 있는 발전물 시설의 경우 콘크리트 블록 등이 비탈면을 보호하도록 하고, 파랑 영향권 밖에 있는 경우 자연친화적 비탈면 보호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진원전 관계자는 "파랑의 영향권에 벗어난 위치에 있어 미관을 고려해 친환경적 비탈면 보호공법(조경수, 꽃)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울진원전의 해명과 관련, 여전히 원전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이달 6일 기상청이 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북부 해상에서 규모 9.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울진에 10m 이상의 쓰나미가 덮쳐 울진원전 1~6호기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황이주 경북도의원은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원전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는데, 울진원전 측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미관을 이유로 반드시 해야 할 구조물 보강공사조차도 조경수로 대체하고 있다"며 "지진해일로 인한 해안가의 처참한 피해를 보면서도 친환경을 이유로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주민들은 원전을 짓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어줄 것을 원하고 있다"며 "핵을 안고 살아가야 할 주민들의 목숨보다 울진원전이 주장하는 친환경이 중요한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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