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투수진 운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해왔다. 전임 선동열 감독이 '지키는 야구'로 쌓아놓은 마운드의 높이에다, 투수 구성과 교체 타이밍 잡기 등이 내야수 출신 감독에게 버겁게 보였기 때문.
하지만 삼성 마운드는 올 시즌 초반부터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무게 중심이 '불펜'에서 '선발'로 옮겨진 것이다. 불펜의 핵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한 안지만은 1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KIA전에 선발 등판해 팀타율 1위(0.304) KIA를 맞아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 2승째를 챙겼다. 삼성은 최형우의 3점 홈런 등 경기 초반 타선의 폭발로 공동 4위 KIA에 8대0 완봉승을 거두고 8승6패로 LG와 공동 3위가 됐다.
이날 안지만의 승리가 보태지면서 삼성 선발진은 팀이 거둔 8승 중 7승을 도맡으며 막강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안지만과 배영수가 각각 2승을 거뒀고 차우찬, 카도쿠라, 윤성환도 1승씩 챙겼다.
시즌 초반은 불안했다. 지난해 팀 내 최다승(13승) 투수인 장원삼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SK에서 이적해온 카도쿠라가 초반 난타를 당하면서 류 감독의 고민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안지만을 선발로 기용했으나 시즌 첫 무대는 좋지 못했다.
흔들리는 마운드를 이끈 건 구관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이름값을 못했던 윤성환은 6일 롯데전에서 송승준과 투수전 끝에 선발진 첫 승리를 따내며 중심을 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 배영수도 10일 SK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서 호투로 승리를 챙긴 뒤 내리 2승을 따냈다. 새로운 에이스 차우찬도 힘을 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 쌓기에 실패했던 차우찬은 14일 LG전에서 첫승을 신고했다. 3경기 1승 평균자책점은 1.42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이적생 카도쿠라도 부진을 씻고 15일 두산전에서 제 모습을 찾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달 16일 두산을 상대로 시즌 첫 선발에 나섰던 정인욱도 비록 패를 당했지만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선전했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의 한계 이닝과 투구 수를 철저하게 지켜 선발라인에 힘을 불어넣어줌과 동시에 짭짤한 소득까지 얻고 있다. 선발 투수 교체 시점은 투구 수 100개 안팎. 그때까지는 초반 실점을 하더라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지금껏 치른 14경기 중 선발투수가 5회 이전 강판당한 것은 3일 KIA전에서 김상현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최악의 난조를 보였던 카도쿠라뿐이었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2.77로 1위다. 2점대 팀 평균자책점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장원삼의 복귀로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19일 1군 훈련에 합류한 장원삼은 한두 경기 정도 불펜 투구로 감을 잡은 뒤 선발 복귀할 예정. 장원삼이 합류하면 안지만은 불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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