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선물 수수 등 교육계 불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지난 10여년간 모습을 감췄던 '스승의 날' 행사가 올해 대구에서 부활한다.
대구시교육청은 19일 교권 회복과 교육계 신뢰 회복을 위해 올해 스승의 날(5월15일)부터 각급 학교마다 스승의 날 기념 행사 개최를 권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스승의 날 행사는 학부모 등에 의한 촌지'선물 등이 사회 문제화되자 1999년 대구의 초등학교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이후 각급 학교마다 스승의 날에 정상 수업을 하거나 아예 재량 휴업을 하는 등 일체 행사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보편화돼 왔다. 존경받아야 할 스승의 날에 학부모 출입금지를 선언한 학교까지 등장하면서 교사, 학부모 모두 '거북한 날'로 전락한 것.
우동기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행사 취지를 충분히 알리는 서한을 발송하고 촌지 문제가 불거지면 엄단할 것"이라며 "스승의 날 행사를 계기로 스승과 제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교권 회복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교내 스승의 날 기념식을 권장하는 한편 교사와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등의 '사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카네이션 등 기념식 진행에 필요한 물품비는 물론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식사비까지 별도로 지원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다.
5월 13일 치러질 스승의 날 기념 정부 포상 전수식과 교육감 표창 수여식도 이전과 달리 성대하게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수상 대상자와 가족, 동료 교원까지 초청해 행사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또 대구시 등 기관'단체에 스승 찾아보기 캠페인 동참을 유도해 스승을 존경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스승의 날 행사 부활에 대한 교육 현장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대구교원단체총연합회 서상희 사무총장은 "교원들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장을 열어준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행사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교원의 권위와 사기를 올려주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초교 교사는 "교권 회복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 없이 스승의 날과 같은 일회성 행사를 치른다고 해서 교권이 신장되겠느냐"며 "교사들이 갖은 잡무에 행사 진행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차라리 하루 쉬게 해주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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