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 땅두릅

"신경통·관절염에 좋아 …빈혈'땀 많은 사람 피해야"

봄철 입맛을 돋우는 나물 중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두릅이다. 두릅은 일반적으로 두릅나무의 새순인 참두릅, 엄나무의 새순인 개두릅과 초본식물의 새순인 땅두릅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향과 맛이 좋다. 그러나 참두릅은 가격이 비싸서 땅두릅을 찾는 이도 많다. 특히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땅두릅은 향기가 뛰어나고 씹히는 맛이 사각거려 상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땅두릅의 새순은 최근 들어 겨울철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데 자연산보다 일찍 출하되며 맛과 향도 비슷하다. 땅두릅의 뿌리는 독활(獨活)이라 하여 한약재로 사용한다. 땅두릅 순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을 곁들여 특유의 향을 즐기거나 볶음'조림으로 먹기도 한다.

독활은 해발 500~2,000m 되는 깊은 산 나무 밑의 배수가 잘 되고 비옥한 땅에서 무리를 지어 자생한다. 키는 1.5~2m 정도로 자라며 줄기는 곧고 곳곳에 짧은 털이 나 있으며 가시가 많다. 잎은 3~5장의 겹잎으로 어긋나며,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돈다. 잔잎은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연한 초록색으로 7, 8월에 가지 끝에 우산처럼 모여 핀다. 열매는 9, 10월에 소구형(小球形)이고 검은색으로 익는다. 뿌리는 옆으로 길게 뻗으며 굵고 섬유질이 많다.

독활은 줄기가 곧게 자라고 바람에 잘 흔들리지 않는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매년 가을에 줄기가 죽어 없어지는 과정에서 6~9개의 비교적 크고 둥근 움푹한 자리의 줄기 흔적이 마치 눈이 여러 개 박힌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구안독활(九眼獨活)이라고도 한다.

독활은 두릅나무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구안독활의 뿌리로 10월 중순에서 11월께 채취하여 건조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미나리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중치모당귀(重齒毛當歸)의 뿌리를 독활로 사용하며 초봄에 발아하기 전이나 늦가을에 줄기와 잎이 마른 후 채취한 뒤 건조하여 사용한다. 뿌리를 채취하여 바로 말리면 향기가 없어지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어느 정도 말린 뒤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독활은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충남(금산), 경북(울릉), 전북(임실), 경남(남해'통영) 등지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호북과 사천성 등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독활의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맛은 맵고 쓰다. 독활은 기운을 흩어주거나 아래로 내려주고 따뜻하고 건조하기 때문에 관절이 아프고 무거우면서 붓는 풍습(風濕)의 증상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허리나 무릎관절이 아프거나 좌골신경통,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하지가 시린 증상, 몸이 무겁거나 붓는 증상 및 중풍 후유증 등에 사용한다.

독활은 주로 신체의 하부로 내려가는 성질에 의해 몸의 아랫부분인 허리, 골반이나 무릎 같은 하체에 작용한다. 그 밖에도 신체 외부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키고 해열시키는 효능이 있어 감기로 인한 오한발열, 두통, 전신통 등이 있을 때도 사용한다.

독활의 성분은 정유(1~2%), 스테아린산(0.07%), 수지, 살리실산과 미량의 동'망간'니켈 등이 들어 있다. 또한 피마르산,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 올레아놀산, 헤루릭산, 베타 시토스테롤 등이 함유되어 있다. 정유는 피넨, 아줄렌화합물, 리모넨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독활의 냄새는 주로 피넨성분이며, 아줄렌성분은 항알레르기작용, 소염작용이 있다.

정유성분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키며 장내 이상 발효를 억제시키는 동시에 콩팥의 상피세포를 자극하여 소변량을 늘리고 이뇨작용을 한다.

독활 추출물은 항염증 작용과 저체온증을 완화시키며 마취효과를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신경중추를 마비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진통'신경 진정제 등에 응용하며 특히 신경통의 치료약과 기타 통증에 사용하고 있다.

독활 추출물은 세포 독성 개선효과는 물론 간손상을 증가시키는 효소의 활성을 감소시켜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간질환 예방 및 치료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이 밖에도 뇌하수체를 흥분시켜 부신피질의 기능을 흥분시키고 중추신경 계통에 대한 흥분 작용이 있다. 독활은 진통소염작용과 해열작용이 있어 요통이나 무릎관절통 등의 관절질환과 몸살감기에 임상적으로 다용되는 약재지만 빈혈이 있는 사람, 신체가 허약한 사람,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클릭

평소 허리나 무릎 등의 하체관절이 아프거나 시린 증상, 소화기가 좋지 않을 때 유용하다. 채취한 독활을 깨끗이 세척한 후 음지에서 말린 다음 차나 술을 담가야 탁하지 않다.

◆독활차

건조한 독활 8g 정도를 물 2ℓ에 넣고 끓인 후 음용한다.

◆독활주

말린 독활을 소주와 함께 용기에 넣고 밀봉하여 6개월 이상 숙성시키면 담황색을 띠면서 특유의 향기가 난다. 매일 적당량을 음용하면 몸에 좋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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