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문화재, 기념물 관리가 엉망이다. 안내판과 보호 장치가 제대로 없어 시민들이 모르고 훼손하는 곳도 많다. 시 기념물 8호인 동구 내곡동의 모감주 나무 군락지는 아예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이곳은 수령 350년 정도로 추정되는 4그루 등 100여 그루가 있어 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군락지이다. 그러나 시와 관리 구청이 내버려둔 사이에 심각하게 훼손됐다. 보다 못한 시민이 구청에 보호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수성구 욱수천의 공룡 발자국도 좋은 관광지나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2001년 발견 이후 방치돼 있다. 지석묘나 입석은 더욱 심각하다. 사적 411호인 달서구 진천동 입석은 아예 어린이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고, 다소 많이 남아 있는 지석묘는 방치돼 있기가 일쑤다. 기본적인 표지판이나 보호 장치만 있어도 이렇게까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문제는 자치단체의 태도다. 대구시는 올해 문화재 안내판 설치 비용 사업비를 1천만 원만 책정했다. 실태 조사가 전혀 안 됐거나, 보호 자체에 무관심하다는 방증이다. 또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구청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호,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그 사이, 후손에 물려줘야 할 유물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이다.
문화재나 기념물은 한 번 훼손하면 복원이 어렵다. 지금 당장 보호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반면 기본 보호 장치인 표지판을 정비하고, 보호책을 설치하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관심이 없으니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대구시는 구청과 유기적인 협조로 각종 유물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적극적인 홍보로 시민이 모르고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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