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울트라마라톤은 너무 힘들었어요. 토안이 아니었으면 완주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절반을 잘라낸 베트남 이주노동자 토안(27)의 뇌 복원 수술에 필요한 후원금 마련을 위해 108㎞ 울트라마라톤에 나선(본지 3월 31일자 25면 보도) 조계종 스님 2명이 완주를 했다.
또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후원자를 모집해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토안을 비롯해 한국에서 안타까운 피해를 입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쓸 기금을 확보했다.
구미 옥성면의 대한불교 조계종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과 대구 수성구 파동의 조계종 상락선원 주지 혜문 스님은 23, 24일 서울 조계사에 열린 '불교 108㎞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다. 진오 스님의 기록은 16시간 45분 49초. 국제철인 인증서를 보유하는 등 마라톤 경험이 많은 진오 스님이었지만 울트라마라톤은 너무 힘들었다.
진오 스님은 "80㎞ 지점에선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완주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토안 생각 때문에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토안처럼 억울한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스님들이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울트라마라톤에 나섰다는 사연이 매일신문 등에 소개되면서 후원자들이 부쩍 늘어 현재 153명으로부터 694만원 정도를 모금했다"며 "이 돈은 토안을 비롯해 화상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등 안타까운 사연의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안은 2007년 산업근로자로 한국에 와 경북 칠곡군에 있는 한 회사에서 일하다 지난해 7월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왼쪽 뇌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 현재 뇌 복원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다. 갈 곳 없는 토안은 진오 스님이 운영하는 구미 지산동의 이주노동자 보호시설인 마하붓다쉼터에서 생활 중이며, 이에 진오 스님은 토안에게 잃어버린 반쪽 뇌를 찾아 주기 위해 1㎞마다 100원씩 1인당 1만800원의 후원금을 낼 후원자 모집을 위해 108㎞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게 된 것.
2000년부터 운영 중인 마하붓다쉼터에는 현재 토안을 비롯해 오갈 데 없는 이주노동자 8명이 생활 중이다.
진오 스님은 "국내에는 안타까운 사연으로 고통받는 이주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일들이 많아졌음 한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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