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배수진을 쳤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맞선 두 거물 정치인 모두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이다. 승리하면 '천당'으로 가지만 실패하면 '지옥'행이다.
1992년 실시된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16년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대구(서구)를 뒤로 하고 수도권에서 정계 복귀를 꿈꾸고 있는 강재섭 대표에게 이번 보궐선거는 매우 특별하다.
강 전 대표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 3년여 동안의 공백을 깨고 정계로 복귀, 차기 한나라당 당권은 물론 대권 승부과정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강 전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 운동과정에서 수 차례 차기 한나라당 대표경선 또는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치권 밖에서 한나라당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에 대해서 만큼은 반드시 지적을 하고 개선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더불어 대구경북 입장에서는 지역출신 중진 의원의 복귀라는 점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대로 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된다. 사실상 정계은퇴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서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당초 손 대표 측근들은 손 대표의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강력 반대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실시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손 대표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질 경우 당내 비주류에서 제기할 책임론을 감당해야 할 뿐 아니라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서의 위상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손 대표는 2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4'27 재보선결과 전체를 통해 제가 가야할 길을 찾을 것"이라며 "승리는 모두의 것이지만 책임은 저의 한 몸에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인이 낙선할 경우 대표직 사퇴까지 각오한 발언이다.
반면 손 대표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엔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로서 더욱 자리를 굳히게 된다. '수도권에서 강력한 득표력을 가진 대권주자'라는 인상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외의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설 수 있게 된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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