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양신공항 무산 민심 한나라당 '심판' 할까

대구경북 4곳 초미니 재보선 민심표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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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2동 주택가에서 한 유권자가 달서구의회의원 보궐선거 라선거구 후보자 벽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대구에서는 달서구 라선거구, 달서구 마선거구, 서구 가선거구 등 모두 3개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경북 4'27 재보궐 선거에서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치 실패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기초의원 4개 지역구(대구 3곳, 경북 1곳)에서 치러지는 초미니 선거이지만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만만찮아 투표 결과에 적지 않게 영향일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밑바닥 선거분위기에 따라 지역 정치권을 오랫동안 독식하다시피해 온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출마 후보자 수에서도 이 같은 민심이 반영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서구가와 달서구라 선거구는 무려 5명이 출마했고, 달서구마에는 3명이 출마했다. 경북 예천군 라 선거구에 달랑 2명이 출마한 것과 대조된다. 이는 지역 야당들이 연대를 통해 지역구당 각 1명씩 후보를 낸 것을 감안하면 친한나라당 성향의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신공항 유치 실패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야권연대보다는 친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출마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비한나라당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신공항 유치 실패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신공항 무산에 대한 비판 여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한나라당 일색인 지역 정치권이 무능한 탓에 신공항 유치에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장에서 만나는 주민들은 신공항 유치 실패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도 "한나라당이 표만 얻어가고 시민들을 무시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신공항 유치 실패는 이를 표출하는 명분이 됐다"고 말했다. 한 무소속 후보는 '밀양 신공항 백지화 성난 민심 투표로 심판하자'는 글을 선거유세 차량에 붙이고 다닐 정도다. 여기에다 고유가, 전세난, 취업난 등도 한나라당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신공항 민심이 투표 결과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신공항 유치 실패에 섭섭함을 갖겠지만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기초의원 선거에 불과해 표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도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초미니 선거이기에 신공항 유치 실패 이슈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거 전략도 조용한 선거로 잡았다. 신공항 책임론을 피하고 선거를 과열시키지 않으면서 지역 토박이들을 일일이 만나 표를 호소하고 있다. 야권연대 측도 "한나라당 지지층이 워낙 공고해 투표 결과에 반영될지 솔직히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20%대 투표율이면 조직력이 월등한 한나라당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이 크고, 20%대 후반이면 야권연대나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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