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업계에서도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습니다."
대구가 낳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가 대구 인쇄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주인공은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서호진(29) 동아종합인쇄사 영업부장. 그는 현재 아버지인 서만석 대표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인쇄업계 새내기다.
25일 오전 만난 서 씨는 인쇄업계의 초년병답지 않은 면모를 뽐냈다. "인쇄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디자인과 인쇄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사업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트레이닝복 차림이 더 편하다"며 "처음에는 사업을 만만히 봤는데 생산라인에서 두어 번 좌절의 눈물을 흘리고 난 뒤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1년여 부대끼는 동안 이제는 보는 눈이 조금 생겼다. 특히 가업을 잇는 만큼 포부만은 타짜를 능가한다. 인쇄업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100대 공약으로 내세운 대구인쇄산업단지 건립 등을 바탕으로 대구가 앞으로 인쇄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것을 확신합니다."
그는 1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여 년간의 빙판 생활을 청산하는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운동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인쇄업계의 1인자라는 목표를 위해선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빙상에서 흘렸던 땀방울을 인쇄업에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신감 또한 충만하다. 사업이나 운동이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노력한 만큼 결실이 돌아온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서 씨는 "현재 업계 4위권인 회사를 1위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빙판 위에서 흘린 땀방울의 곱절을 흘릴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한 단계씩 밟는다는 목표다.
그는 현역 시절 큰 부상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땀은 결코 배신하는 적이 없어요." 그러나 인쇄업에 꼬리표처럼 늘 따라다니는 '3D 업종'이란 인식에는 섭섭함을 나타냈다. 서 씨는 "직접 회사에 나와 생활해 보니 인쇄의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돼 있는 등 공정 전반에 대해 놀랐다"며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면에서 서울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전남과 경남쪽에서도 대구에 인쇄를 의뢰하는 이들이 많아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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