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경북드림밸리를 원자력 기술 메카로

경상북도는 2028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여 울진, 영덕, 포항, 경주를 연결하는 동해안을 원자력산업 연구, 교육, 문화가 복합된 세계적 모범 클러스터로 조성해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연구용역 결과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부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발전 신패러다임을 원자력으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최근의 고유가와 기후변화 등 에너지안보 차원에서도 원자력산업은 환경과 경제성 등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코드가 인류의 화두임을 고려할 때 경북도의 발표는 시의적절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자력 병원, 전문대학원, 기능인력교육원, 제2원자력 연구원 등 원자력 관련 친환경 인프라시설, 인력양성 교육기관 설립, 원자력 관련 사업 등은 한번 결정되어 시행되면 천문학적 국가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국가에너지 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한 거시적 안목에서 아무리 신중을 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2천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립 계획이 발표된 원자력 병원은 현재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부산 기장군에 위치하고 있어 인근에 병원을 건립하는 것은 중복투자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7천억원이 소요되는 스마트원자로 실증플랜트 사업은 내륙도 가능한 사업으로 대덕 원자력 연구원에 30㎿의 스마트원자로가 있고 현재 설치 구상 중인 스마트원자로 실증플랜트는 15㎿급으로 미래 전력에 대한 정부의 '지역별 분산형 전원' 정책을 감안한다면 접근성이 떨어지고 수혜도가 적은 외곽지역에 굳이 설치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원자력의 핵심기관인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력발전소의 종합설계, 송배전'변전사업 및 에너지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직원 대부분이 원자로 전문기술(박사급)을 지닌 고급인력이다. 2천여 명의 직원이 이전할 예정으로 있어 김천혁신도시 전체 이전 직원수 4천300여 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4기 수주와 원자력 기술의 종주국인 미국에 원전설계를 수출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바로 한국 전력기술이다.

김천혁신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은 이전기관과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지역 연관 산업육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력기술의 원자력 설계 기술과 연계한 R&D 기능과 관련 기업, 전문대학원을 유치하여 그린 에너지로 각광받는 원자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설계전문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여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한 설계 인력 육성 전문교육기관이 전무한 실정을 감안한다면 그 필요성은 더욱 증대된다. 원자력, 풍력, 태양력 등 그린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치하여 지역 산업경제를 선도해 나가는 미래 전략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김천은 국내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영광, 울진, 월성의 중심적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KTX 김천역 개통, 행정수도인 세종시와 30분 이내의 거리로 접근성이 전국에서 가장 용이하다. 혁신도시 내로 이전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종자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관련 기관의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연구를 감안한다면 첨단에너지 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균형 발전과도 일치하여 혁신도시 내 원자력 관련 인프라 구축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충북 오송의 생명과학단지, 대전의 대덕연구단지, 김천혁신도시의 원자력 핵심 설계기관인 한국전력기술, 최첨단 디지털 산업단지인 구미 국가산업단지와 연결되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국토중심부의 원자력에너지 클러스터가 탄생된다.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전 세계적으로 1천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자력 영구사용을 위한 인류의 과제로 방사능 독성 연구소 건립과 함께 원자력 발전소 해체 기술 연구도 필요하다. 원전 1기 해체 시 약 4천억원이 소요되고 세계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500조원에 이르고 있다.

중앙정부와 경북도는 한국전력기술의 높은 기술력과 고급두뇌를 활용한 김천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원자력 관련 핵심인프라 시설을 김천혁신도시에 반드시 건립하여야 한다. 원자력 기술발전과 연관 산업육성으로 경상북도와 김천혁신도시가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원이 되어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이끌어 가는 중심축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박보생(김천시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