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일드세븐' 등 잇단 담뱃값 인상…사재기 극성

KT&G는 인상없다지만 불안

담뱃값 인상 예고가 잇따르면서 담배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인 BAT코리아가 28일부터 2천500원인 던힐, 켄트 등의 가격을 200원(8%) 올리기로 한 데 이어 JTI코리아도 내달 4일부터 '마일드세븐'과 '살렘'의 값을 같은 수준으로 인상키로 했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대표적 규제산업인 담배업계가 정부의 세금 인상에 맞춰 가격을 올려온 것과 달리 내부 사정에 따라 가격을 올린 것. 시장 점유율 18%의 BAT코리아가 내놓은 던힐, 켄트, 보그 등 3개 상품은 2004년 12월 500원씩 가격이 인상된 이후 6년여 만에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원료비,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KT&G 등 국내 회사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애연가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편의점에서는 던힐 일부 품목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 편의점 관계자는 "나중에 비싸게 팔기 위해 숨겨놓은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평소의 5배 이상 담배 판매량이 늘어 오전에 다 팔렸다"며 "다른 회사 제품은 대량으로 팔면서 왜 특정 담배만 안 파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악덕업주로 몰리기 십상"이라고 했다.

지난 2004년 담뱃값 인상 당시에는 모든 상품이 일제히 가격이 올라 규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일부 상품만 가격 변동이 예고돼 1세트(세트당 12갑) 이상 팔지 않는다는 등의 기준도 모호하다는 것.

편의점뿐 아니라 소규모 담배 소매점들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1주일에 5세트씩 가져다 놓고 담배를 팔고 있다는 한 소매점은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다"고 했다.

이곳에 따르면 21일 이후 던힐 등 인기 제품이 대량으로 팔리면서 품귀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는 것. 이곳 업주는 "21일부터 1세트씩 사가겠다고 미리 주문하는 손님들이 있는데 물량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회사의 담배마저 한꺼번에 사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KT&G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9천 상자(1상자=500갑)가량 나가던 판매량은 22일 2만3천 상자로 4천 상자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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