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6명의 사망자를 낸 경북 성주군 수륜면 관광버스 추락사고를 계기로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의 '탄력주행' 운전습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교통안전 및 차량정비 전문가들은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내리막길에서 수동기어를 중립에 둔 채 내려가는 '탄력주행'을 습관화하면서 비상시 기어 변속 장애와 브레이크 과열에 따른 제동 불능 상태를 초래,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성주 관광버스 추락사고의 경우 운전기사가 사고 순간 승객들에게 "기어가 안 들어간다. 브레이크가 안 듣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운전기사가 숨지는 바람에 '탄력주행'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09년 12월 경주에서 18명의 사망자를 낸 관광버스 추락사고도 내리막길에서 수동기어가 변속이 되지 않았고, 브레이크가 제어되지 않아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
이에 대해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두 사고 모두 내리막길에서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기어가 변속이 되지 않고, 브레이크 파열로 제동이 되지 않은 점에 미뤄 '탄력주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09, 2010년 2년 동안 대구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관련 사고 193건 중 30%가량은 탄력주행으로 인한 사고로 분석하고 있다.
관광버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리막길 운행 시 엔진브레이크와 풋브레이크(Foot Break'발을 사용해서 멈추는 브레이크)를 함께 사용해야 하지만 일부 운전기사들은 탄력주행을 하면서 풋브레이크만 사용하고 있다.
운전기사들은 탄력주행으로 가속도를 낸 뒤 위급한 순간이 오면 저단기어로 변속하려고 풋브레이크를 이용해 속도를 늦추려고 하지만 이미 과열된 풋브레이크가 제어되지 않고, 기어 변속도 뜻대로 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10년째 관광버스를 몰고 있는 김모(46) 씨는 "대부분의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탄력주행을 버릇처럼 하고 있다. 위험한 줄은 알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털어놨다.
더욱이 최근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개인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탄력주행에 따른 사고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동기어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동기어 관광버스는 가격과 연비, 파워 문제 때문에 운전기사들이 외면하고 있다. 실제 대구시내 1천700여 대의 관광버스는 모두 수동기어를 부착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사 장상호 교수는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이 내리막길에서 습관적으로 탄력주행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내리막길 사고는 대형참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꼭 엔진브레이크와 풋브레이크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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