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우리 도시를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로 보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시간이 멈춰선 빛바랜 근대의 풍경과 빛나는 개발 뒤에 묻힌 자취가 도시 곳곳에 희미한 지문처럼 남아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전국 32개 도시를 직접 거닐며 기록한 책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유적을 하나씩 살피고 느끼며 걷는 새로운 여행을 제안한다. 반나절 추천 코스와 도심 워킹맵, 별책 부록은 여행을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도와준다.
책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경상북도에 있는 도시들에 대한 내용이다. 안동-운흥동~법흥동(99칸 저택에 가득한 99개의 이야기), 상주-남성동(왕산을 거닐며 천년 고도 되돌아볼까), 포항-구룡포읍(과메기 덕장 아래 드리운 일제의 그늘), 대구-포정동~계산동(유치환이 노래하고 이중섭이 소를 그린 그곳), 경주-동부동~성동동(경주, 신라 말고도 볼거리 많구나)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 도시의 골목길에는 선인들이 남긴 크고 작은 유산들이 무수히 남아 있지만 개발 논리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도시 한복판에 남은 뒷골목과 옛 건물, 오래된 상점과 대를 이어 운영되는 음식점, 무심하게 서있는 비석들과 돌장승, 세월의 풍파에 무너져가는 읍성 성곽, 지역마다 특색을 간직한 전통시장은 있는 그대로 훌륭한 볼거리이자 배울거리라는 게 저자의 얘기다. 408쪽, 1만5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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