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양경한 작가가 51번째 동시집 '들꽃마을 이야기'를 펴냈다. 작가는 넓은 안목과 따뜻한 눈길로 자연과 사물을 바라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노래한다. 교육자 출신답게 아동들의 눈높이에서 예술성과 흥미, 교훈 등을 고루 담고 있다. 시를 읽다보면 풀잎 위를 또르르 구르는 아침 이슬의 소리, 인기척에 놀라 울음을 뚝 그치고 남몰래 주위를 살피는 개구리의 놀란 표정,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소리, 숲 속으로 난 오솔길의 한적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빗방울이 또르륵또르륵/ 햇볕에 축 늘어진/ 나뭇잎을 깨우는 소리/ 들린다/ 빗방울이 똑똑/ 땅 속의 지렁이들/ 놀라 나오라고/ 땅을 노크하고 있다/ 빗방울이/ 후두둑후두둑/ 땅을 향해/ 화살을 쏘고 있다/ 대나무 새순들이/ 화가 나서/ 도깨비 뿔을/ 뾰족뾰족 내밀고 있다.' -빗방울- 빗방울이 구슬처럼 구르고, 대나무 새순들은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선하다. 이뿐 아니다.
'키 큰 미루나무들이/ 긴 장대 붓으로/ 쓰윽쓰윽/ 붓자국 하나 없이/ 하늘을 파랗게 칠해놓았다' -하늘청소- 중에서
이처럼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전반에 걸쳐 정다움과 포근함이 흐르고, 아직은 자기검열의 습관에 젖지 않은 아이들이나 생각해낼 수 있는 참신한 상상과 비유로 상큼한 느낌을 전해 준다. 98쪽, 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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