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 유통업계 시선은 중구 노보텔로 모아졌다.
현대백화점이 8월 개점을 앞두고 2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판매 직원 채용 박람회를 개최한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4천여 명. 본사 직원 80명에 600개에 이르는 매장 관리 팀장인 숍 매니저 600명, 그리고 판매직원 3천여 명이다.
신규 채용 인력도 있지만 유통업계 특성상 경력직 비중이 높아 대부분이 타 업체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이 이동해 올 가능성이 높다. 2003년 롯데백화점 개점 이후 대구 유통업계 최대 규모 인력 이동이 시작된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사에서 30% 정도의 인원을 직접 채용하며 나머지는 매장별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정규직원은 지역대 출신을 몇년 전부터 선발해 교육을 해왔다"고 밝혔다.
지역 내 기존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판매사원을 관리하는 중간 관리자격인 숍매니저를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잘 나가는 숍 매니저는 수천 명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매출 비중이 큰 VIP 고객까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당 숍 매니저 수는 500~700명 정도며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600명 정도. 숍 매니저가 2, 3명의 판매사원과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숍 매니저 한 명 이탈은 곧 서너 명의 이동을 뜻한다.
잘 나가는 숍 매니저가 많은 대구백화점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할 당시 10여 명의 숍 매니저가 한꺼번에 이동한 뼈아픈 경험이 있는 데다 현대백과 상권이 겹치는 등 경쟁이 불가피한 탓에 숍 매니저 단속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비신사적인 방법을 동원해 매장 숍 매니저를 빼가려 하고 있다"며 공세에 나서는 한편 내부적으로 식구 단속에 나서고 있다.
숍 매니저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각종 대형 공연 및 전시행사의 단체 무료관람은 물론이고, 직원 대상 한정판매 행사 등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동아백화점도 현재 매월 동아백화점 전 점포 간부사원이 참여하는 경영설명회를 통해 각 점포별, 브랜드별로 우수 성공 사례를 발표해 시상하고 있다. 상품권 지급을 통해 숍 매니저들의 경쟁력 강화를 독려하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 최영대 이사는 "백화점 숍 매니저는 매출 발생의 원동력이다. 우수 숍 매니저 이탈을 방지하고, 유능한 사람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판매 직원들의 연쇄 이동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판매직원이 3천 명을 넘는 만큼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아울렛 매장 등 유통업계 전체에 당분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숍 매니저나 판매직원이 타 업체로 자리를 옮기면 계속 연쇄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며 "일자리 창출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업체들로서는 직원 관리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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