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27일 오후 영남대에서 열린 안철수'박경철'김제동의 3인 대담에는 2천여 명의 대학생과 지역주민들이 몰려 세 사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강연 한 시간 전부터 강연장 앞에는 400~500m의 긴 줄이 이어졌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100여 명은 강연장 밖 모니터로 대담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 대담은 일명 '지방 기(氣)살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성사됐다. '파워 트위터'로 유명한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이 2년 전부터 전국을 다니며 순회 강연을 해왔는데, 박 원장과 친분이 있는 김제동이 처음으로 가세하면서 이번에는 3인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시대 청년에게 던지는 화두'라는 심각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안 교수의 통찰과 박 원장의 진솔함, 김제동의 재치가 어우러져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대담의 형식도 파격이었고 인간적인 면모도 돋보였다. 박 원장이 "안 교수님이 평소에 너무 진지해서 (제가)진지병 환자라고 놀린다"며 "'이효리가 누구예요?'라고 진지하게 묻거나, 얼마 전엔 '아이유가 외국 가수냐'고 물은 적도 있다"고 털어놔 청중을 웃겼다. 김제동의 입담은 단연 압권이었다.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안 교수의 진지한 말에 박 원장이 '제동 씨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제 입장에선 급한 일은 화장실 볼일이고, 볼일을 보기 위해선 바지를 먼저 내리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절묘한 비유로 응수했다. 또 '사람마다 같은 상황에서도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안 교수의 말을 바통받아, "어릴 때 산에서 굴러 피투성이가 된 저를 친구가 집에 업고 갔는데, 어머니의 첫마디가 '신발은?'이었다"며 또 한번 청중을 웃겼다. 영남대 측 사회자가 '이곳(천마아트센터)의 시설이 어떠냐'고 묻자, 영남대 출신(83학번)인 박 원장은 "지구상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해 후배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담을 끝까지 경청한 이효수 총장은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세 분께 감사드린다. 오늘 대담은 청년 대학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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