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생긴 지 111년이나 된 곳으로 지금도 하루 평균 약 40만여 명의 사람들이 이용한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경복궁, 남산 등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로 꼽힌다. 이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서울역이다.
서울역은 1900년 경성역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남대문역(1905년), 경성역(1923년) 등으로 불리다 해방 이듬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서울역은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관문이자 경부선과 경의선의 시종착역으로서 국내 교통망의 핵심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관련된 추억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해 왔다. 기자도 고향에서 들려온 비보를 듣고 눈물을 훔치며 집으로 향하던 아픈 추억을 떠올리며 이달 27일 서울역을 찾았다. 경주 출신으로 서울역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윤중한(50) 서울역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언론과의 인터뷰 기회가 적지않았다는 윤 역장은 만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코레일 직원들의 마음 고생과 서울역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요즘 코레일이 언론으로부터 따끔한 질책을 받고 있는데 고쳐야 할 부분은 반드시 시정해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다만 코레일 직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우리 국민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열차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실만큼은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 역장은 서울역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이 고속철도로 연결될 경우 대한민국의 심장과 지구촌이 더욱더 긴밀한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철도 분야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산업입니다. 언젠가 남북 통일도 될 테이고 통일 이후에는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길도 열릴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원대한 일에 참여하는 것도 보람있지 않을까요?"
윤 역장은 지난 1983년 철도청에 8급으로 입사한 이후 27년 동안 철도공무원으로 일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등록금 마련이 힘들어 진학한 한국철도대학이 계기가 됐다. 간이역 관리원에서 시작해 수송원, 부역장, 관제실 사령, 감사실, 역장 등 다양한 보직을 두루 섭렵했다.
서울역장의 하루는 바쁘게 오가는 기차만큼 분주하다. 관사에서 출근하자마자 청사 내 정리가 깔끔하게 되었는지 확인한 뒤 그날 서울역을 이용할 VIP 명단을 확인하고 일상적인 의사결정 스케줄을 밟게 된다.
"서울역은 대한민국 철도 서비스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합니다. 작은 실수 하나라도 일어난다면 전체 코레일의 문제처럼 비치거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는 동료직원들이 괜한 욕을 먹지 않도록 저희 같이 잘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좀 더 세밀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청도역장과 포항제철소 수송 전용역인 계동역장을 지낸 바 있는 윤 역장은 대구경북의 철도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 고속철도 역 주변에 대한 선제적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새롭게 문을 연 고속철도역과 기존 도심을 잇는 교통망이 하루 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주 토박이인 그는 아화초등학교, 아화중학교, 경주고를 거쳐 한국철도대학를 졸업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